[취재뒷담화]LG 구광모 회장의 롤 모델은 ‘정의선’?
최서윤 기자|2020/10/1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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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구광모 회장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롤모델로 삼았을까요? 정 수석부회장도 2018년 48세에 그룹의 실질적 수장인 수석부회장에 올랐는데요, 40대 젊은 나이에 그룹 중책을 맡으면서 짊어진 고뇌와 책임감의 무게에 대해 그와 동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두 사람은 재계 총수로서 가는 길이 매우 비슷합니다. 이들이 이끌기 전 LG와 현대차그룹은 ‘보수적’ 조직문화로 대변됐으나 두 총수가 취임한 뒤 ‘유연한’ 조직문화로 탈바꿈했습니다. 조직문화 혁신이 가장 잘 드러난 대목은 순혈주의 타파입니다.
완전 자율복장, 직급체계 및 호칭 간소화는 물론 회의 관행도 같은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주로 보고 및 정보 공유 위주로 진행되던 총수 주재 임원회의가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토론 방식으로 변한 것입니다.
두 총수는 ‘디자인경영’을 중시합니다. 정 수석부회장은 15년간 디자인경영을 강조해왔는데요, 이 덕분에 기아차는 2008년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하게 됩니다. 구 회장 역시 “디자인이 처음과 끝”이라며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디자인경영에 두고 있습니다. 디자인경영에 대한 두 총수의 강력한 의지로 현대·기아차와 LG전자는 세계 3대 디자인상을 휩쓸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는 유례없는 저성장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막막한 상황에서 비전을 제시하고 수많은 결단을 내려야 하는 총수로서 역할 모델이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행운입니다. 두 총수의 친분은 비즈니스적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첫 단추가 전기차 배터리 협력입니다. 향후 전기차 시대에 두 총수의 닮은꼴 경영이 양 사간 시너지 효과로 발휘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