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방총무청에 바이든 정권인수 협력 지시...대선 패배 첫 인정

트럼프 대통령 "연방총무청장에게 절차에 따라 할 일 하도록 권고"
연방총무청장, 바이든에 '대통령직 인수 절차 시작 준비' 서한
조지아 이어 미시간도 바이든 승리 개표 결과 인증...트럼프 "싸움 계속"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2020/11/24 13:0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의 정권 인수에 필요한 절차에 협력하라고 연방총무청(GSA)에 지시했다. 사진은 바이든이 이날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극장에서 미국 시장들과 화상 회의를 진행하면서 웃고 있는 모습./사진=윌밍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의 정권 인수에 필요한 절차에 협력하라고 연방총무청(GSA)에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글에서 “나는 우리나라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에밀리 (머피) GSA 청장과 그녀의 팀이 원래 절차에 따라 해야 할 일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나의 팀에도 같은 일을 하도록 말했다”고 말했다.

GSA가 대선 승리를 공식 인정하는 기관이고, 차기 대통령 인수위원회의 정권 이양을 지원하는 것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GSA는 트럼프 행정부가 공식 대통령직 인수 절차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바이든에게 보내 통지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이에 바이든은 원만하고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허용하는 조치라고 평가했고, 바이든의 인수위는 연방정부 당국자들과 회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피 청장은 이 서한에서 정권 인수를 허용할지에 관한 결정은 오로지 스스로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미시간주가 조지아주에 이어 바이든 후보가 승리한 개표 결과를 인증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캠프의 법정 소송과 연기 요청에도 불구하고 수일 내에 경합주가 바이든 후보가 이긴 대선 결과를 인증해 트럼프 대통령의 ‘뒤집기’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상황에서 이번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권 이양 업무 협력을 지시하면서도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트위터에서 머피 청장이 바이든의 승리를 선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괴롭힘과 위협을 받고 있다며 “나는 이런 일이 그녀와 가족·직원들에게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대선 개표 결과에 대한) 소송은 강력하게 계속된다. 우리는 계속 잘 싸울 것”이라며 “나는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모순’된 행보는 공화당 내 무려 95%에 달하는 자신에 대한 지지층을 결집해 퇴임 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2024년 바이든과 복수전 격인 ‘리턴 매치’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