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내년 5~9월 남·북·미 골든타임...종전선언 가능”

북한, 8차 당 대회 김정은 신년사 생략 전망
내년 하반기 '북한 개별관광' 논의 가능성
"북핵 보유 인정하는 '유핵공존' 필요"

정금민 기자|2020/12/01 13:57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이 지나 6월 30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0 한반도평화 심포지엄’에서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파장과 향후 남북관계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미 협상의 골든타임이 내년 5월부터 9월까지라는 전문가 견해가 나왔다. 일본 도쿄 여름올림픽 등을 계기로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도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통일연구원 ‘2021 한반도 연례 정세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분석했다.

홍 실장은 “골든타임은 내년 5∼9월로 남·북·미가 평화협상을 재개하고 합의를 끌어낼 적기”라며 “이 시기 도쿄 올림픽도 있어 여기서 종전선언이나 평화선언도 추진할 수 있다”고 다소 낙관적으로 예상했다.
북한 입장에서도 이 시기가 남북, 북·미 관계를 연계할 수 있는 적기인 만큼, 연초부터 남측에 유화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홍 실장은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구성 논의와 추가적인 군사 합의 도출을 예상할 수 있고 남북 고위급 회담, 특사 파견, 남북 정상회담 등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남북 관계를 북·미 관계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홍 실장은 한국 정부도 골든타임에 대비해 상황관리에 나서야 한다며 “미국 대통령 취임식 전까지 (평화프로세스) 구상에 기초해 미국 정부와 협의해 2021년 늦은 봄까지 미국의 대북정책 초안이 나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홍 실장은 “내년 3∼4월 한·미 연합 훈련 시즌을 슬기롭게 관리해야 한다”며 “2020년 연말, 2021년 연초 남북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민 “도쿄 올림픽 분수령” 이우태 “제3국 통한 개별관광”

특히 정부가 내년 하반기에 남북 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북한 개별관광을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우태 인도협력실 연구위원은 “빠르면 2021년 정도에 남북 관광 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북한 개별 관광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제3국 여행사를 통한 개별관광’도 성사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은 ‘유핵공존’ 단계에서 진행하는 군축 협상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고 원장은 “그동안 관찰해 온 것에 따르면 북한은 스스로를 표준이라고 생각한다. 잠시 타협을 해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유핵공존’이라는 타협이 이뤄지면 북한도 공세적인 발전 노선을 강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예고한 8차 노동당 대회 개최 시기는 1월 1일이나 2∼5일 사이로 점쳐졌다. 신년사 연설의 부담을 덜고 미국을 향해 선제적 메시지를 내는 자리로 활용하기 위해 이 시기를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통일연구원은 8차 당대회 내용으로 △경제·사상사업·사회안전·보안·교육기관·군의 당적 지도체계와 기구 개편 △인민·국가·발전·당 영도를 강조하는 새 전략노선 제시 △새 발전계획 제시 △핵(核) 독트린 강조 △남북 합의 이행을 위한 대화 제의 △비사회주의·반부패와의 전쟁 선포 등을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