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내년 글로벌 순익 ‘비은행 부문’으로 강화한다
동남아시장 현지화·선진국시장 IB 수요 발굴 등 차별화
3분기 누적 해외 순익 2763억원…4대 금융그룹 중 1위
은행 글로벌 사업과 국내 핵십사업·계열사 콜라보 확대
이주형 기자|2020/12/30 06:00
이는 해외 실적의 대부분이 은행에 편중됐던 만큼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도 함께 높여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은 올해 비은행 계열사의 글로벌 동반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나금융은 4대 금융그룹 중 글로벌 수익성이 가장 앞서있지만, 비은행 부문 강화가 숙제로 남아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올해 3분기 해외 부문 순익은 2763억원으로 전년 동기(1773억원) 대비 55.8%나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4대 금융그룹 중 해외 부문 실적 2위를 기록했지만, 올해에는 신한금융그룹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해외 부문에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는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의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고, 싱가포르·베트남 지점이 호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 전체 순익에서 글로벌부문 비중은 지난해 19.2%에서 21.7%까지 높아졌다. 김정태 회장의 ‘2025년 글로벌 순익 비중 40%’ 목표에도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하나금융은 글로벌 비은행 부문의 강화를 위해 올해 초 조직개편으로 부문책임제를 도입해 글로벌 부문을 새로 조직하는 등 그룹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 등 우호적이지 않은 대외환경 속에서 선방했으나 더 큰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에 김정태 회장은 비은행부문의 해외시장 공략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베트남·싱가포르 등 동남아 성장지역에서는 현지화를 강화하고, 미국 등 선진국시장에서는 IB와 국제금융 수요 발굴에 집중하는 등 지역별 차별화 전략을 추진한다. 현지화를 위해서는 GFM(Global Frontier Master·글로벌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 글로벌 현지 OJT(On the Job Training·직장 내 교육훈련), 글로벌 전략지역 학술연수 등 글로벌 인재양성 과정을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은행의 글로벌 사업과 하나금융투자·하나캐피탈·하나카드·하나자산운용 등 그룹 계열사와의 콜라보 확대로 해외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계열사간 지속 가능한 글로벌 성장 모델도 구상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2대 주주로 있는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지분 인수 등 전략적 투자 포트폴리오의 시너지 효과를 증권·카드 부문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하나금융은 이를 위해 투자 포트폴리오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남방 아세안 시장을 대상으로 한 비은행 부문 투자도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중국유한공사와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은 이미 현지화에 성공해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며 “그간 은행이 다져온 해외 기반과 비은행 부문 강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되면 하나금융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강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