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이상무”…쌍용차·한국지엠·르노삼성 車 반도체 수급난 영향은?
폭스바겐 등 글로벌 車업체 '도미노 감산' 현실화
코로나 이후 반도체 수요↑·공급↓…수급난 직격탄
국내완성차 5사 "재고관리 강화…사태 예의주시"
업계 "전기차 체제 전환 앞둔 만큼 세부전략 필요"
김병훈 기자|2021/01/1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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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폭스바겐에 이어 토요타·혼다·닛산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공장의 생산 라인 가동을 일시 조정 또는 중단하고 있다. 이 같은 연쇄 감산을 강행하는 이유는 주요 협력사인 보쉬·콘티넨탈 등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반도체를 탑재한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NXP·ST마이크로 등 차량용 반도체 제조사에서 1차 부품을 공급받고 있지만, 최근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인해 정보기술(IT) 업체 대비 공급 후순위로 밀리면서 수급난에 직면한 모양새다.
이처럼 차량용 반도체 물량 확보를 위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된 가운데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사도 혹시 모를 공급난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돌입했다. 먼저 NXP·ST마이크로·인피니온 등으로부터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받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올해 전기차 전환을 앞둔 만큼 공장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한편 차량용 반도체 재고 조절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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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모기업을 둔 한국지엠과 르노삼성도 본사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상황을 공유하는 한편 부품 조달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한국지엠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부품 대부분을 위탁하는 데다 GM 또한 반도체 수급 부족의 영향권에 든 만큼 적극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GM과 달리 한국 사업장의 경우 아직 영향이 없다”며 “현재 국내 영업 등 부서에서 상황을 수시로 체크하며 생산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국내 완성차 5사의 보다 세부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인 차량용 반도체의 특성상 증산에 따른 공급 확대가 더딘 반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집중하고 있는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차 대비 반도체가 2배 이상 탑재돼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지난해 2~3분기 유럽·미국의 락다운 여파로 반도체 생산이 줄면서 12월부터 반도체 부족 현상이 본격화된 데다 반도체 제조사들이 비교적 공급이 용이한 IT 업체에 물량을 몰아주고 있는 점도 업계의 우려를 반증하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는 규격 인증과 안정성 테스트 등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고 과정도 까다로운 반면 PC, 스마트폰 등은 대부분 범용화돼 있고 빠른 생산과 공급이 가능해 관련 부품이 IT 업체에 집중되고 있다”며 “최근 신차 구매 증가로 자동차 시장이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한 점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촉발된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