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이 정장에 운동화를 신은 속사정은?

丁총리 탑승 '수소트럭' 직접 운전
격식보다 안전함위해 운동화 택해
미래모빌리티 강한 추진력 의미도

이상원 기자|2021/02/26 06:00
지난 18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인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행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정장에 운동화를 신고 있는 모습.
재벌 총수가 왜 정장에 운동화를 신었을까? 지난 18일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인 남양연구소를 방문한 정세균 국무총리를 접견하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말쑥한 정장차림과는 매칭이 안 되는 투박한 운동화를 신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총리의 방문에 격식을 차린 옷차림 속에서도 운동화를 착용한 데는 몇 가지 숨겨진 사연이 있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자랑하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총리와 함께 탑승해 시연해야 했기 때문에 구두보다는 편한 운동화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를 모시고 10톤에 달하는 대형트럭을 몰아야 해서 안전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개된 일정 중간에 구두를 운동화로 갈아 신기가 곤란했을 것”이라면서 “안전한 운전을 위해 미리 운동화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래 모빌리티 도약을 위한 절체절명의 시기에 정 회장이 운동화를 신고 대형트럭을 운전하는 것을 두고 그룹 내부에서는 상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 정 회장의 운동화에서 미래 모빌리티 도약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화는 강력한 추진력을 의미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운동화 끈을 질끈 매고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도약이란 목표를 향해 자신부터 달려가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임직원들도 함께 뛰어달라고 주문한 것이란 해석이다.

젊은 총수의 적극적인 행보가 그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고령의 총수였다면 큰 트럭을 직접 몰기도 부담스러울뿐더러, 이를 위해 정장에 운동화를 ‘믹스매치’하는 것 또한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젊은 총수는 기꺼이 나섰다.

미래 모빌리티 도약을 위해서는 정부의 미래차 보급 확대 정책과 맞닿아야 하고, 다른 업종의 기업들과 합종연횡도 필요한 상황에서 정 회장은 그룹의 비전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외부로 알려진 일정 외에도 정 회장은 더욱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의선의 현대차그룹’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