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5’ 돌풍… 올해 보조금 한계치 넘어설까
전기차 대중화 견인에 '촉각'
국내 사전계약 첫날 '2만3760대'
지난해 전기차 판매수보다 높아
유럽 3000대 한정에 1만명 몰려
기아 이달 'CV' 공개, 7월 출시
최원영 기자|2021/03/02 06:00
1일 현대차에 따르면 아이오닉 5 사전계약을 시작한 한국과 유럽에서 모두 예상을 뛰어 넘는 폭발적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자동차 판매사상 사전계약 첫날 최다 기록이던 그랜저의 1만7294대를 약 6000대 이상 멀찌감치 따돌린 ‘2만3760대’로 역사를 다시 썼다. 유럽 역시 3000대 한정으로 이뤄진 사전계약에서 1만여명 이상 계약자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럽의 경우 약 136만원의 계약금까지 걸어놔야 해 그대로 실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국내시장을 휩쓴 테슬라 모델3가 1년 내내 1만1003대 팔렸고 현대차 코나EV가 8088대, 기아의 니로EV가 3138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아이오닉 5의 사전계약 판매는 이들을 다 합친 것 보다 많은 수치다.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전기차가 국내 완성5사에서 3만1016대, 테슬라는 1만1826대, 그 외 수입차를 포함해 총 4만6197대가 팔린 것과 비교하면 한 해 내수의 절반 이상을 하루만에 달성한 셈이다.
다만 정부 보조금에 따라 판매량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그 한계치도 명확하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베스트셀링카 ‘그랜저’를 사전계약에서 눌렀어도, 14만5463대 판매량과는 비교할 수 없을 거란 분석이다.
보조금 한계치는 얼마나 될까. 올해 각 지자체가 보조금을 주는 전기 승용차 대수는 서울시 5067대(법인·기관 포함), 인천시 4568대, 대전시 3154대, 대구시 2451대, 부산시 2302대, 제주시 2046대, 용인시 1230대, 광주광역시 720대, 원주시 707대, 양산시 706대, 강릉시 654대, 남양주시 643대, 김포시 639대, 고양시 610대, 충주시 600대 순이다.
이들을 합하면 2만6097대로, 아이오닉 5의 올해 판매 목표량인 2만6500대와 비슷하다. 이들 외에도 다수의 지자체가 보조금을 지급하지만 숫자는 많지 않다. 사실상 올해 아이오닉5 판매량 목표치가 곧 정부 보조금의 한계치와 비슷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기차 대중화에 대해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박사는 “일단 현대차그룹이 전용 플랫폼에서 다양한 모델을 내놔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져야 한다”고 전제했다. 현대차는 사전계약에 들어간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이달 기아의 CUV ‘CV’를 공개하고 7월 출시 예정이다. 제네시스 JW 역시 연내 발표 예정이다. 이 차종들은 모두 크로스오버유틸리티(CUV) 형태로, 세단의 승차감에 SUV의 공간 활용의 매력을 모두 갖고 있다. 그러면서 이 박사는 “정부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전기차 A/S 인력을 빠르게 양성, 서비스센터를 확충해야 한다”며 “정부는 친환경차 보급정책을 차질 없이 시행하고, 현대차는 고유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급속 충전기를 크게 늘려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야 진정한 대중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