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 뚜껑에 최대 7경 베크렐 방사성 물질 존재

교도, 일본 원자력규제위 보고서 보도
위원회 "원자로 격납용기 뚜껑에 핵연로 찌꺼기 필적 고농도 방사성 물질 부착"
"2051년 폐로 완료 매우 어려운 상황"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2021/03/25 12:40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 노심(爐心) 융용이 일어난 1~3호기 원자로 격납 용기의 상부 뚜껑에 용융된 핵연료 찌꺼기(데브리)에 필적하는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이 부착돼 있다고 일본 교도(共同)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사진은 후코시마 제1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3일 후인 2011년 5월 15일 찍은 4호기 모습./사진=교도 AP=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 노심(爐心) 융용이 일어난 1~3호기 원자로 격납 용기의 상부 뚜껑에 용융된 핵연료 찌꺼기(데브리)에 필적하는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이 부착돼 있다고 일본 교도(共同)통신이 25일 보도했다.

교도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발생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10주년을 맞아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작성한 사고 원인 관련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향후 폐로 작업에 경종을 울렸다며 폐로 계획을 대폭 수정해야 가능성이 크고, 정부와 도쿄(東京)전력이 2041~2051년 사이로 잡고 있는 폐로 완료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노심은 원자로에서 연료가 되는 핵분열성 물질과 감속재가 들어 있는 부분이다. 2011년 사고 당시 같은 블록에 설치된 원자로 4기 중 정기점검 중이던 4호기를 제외한 1~3호기에서 노심이 고열로 녹아내리는 용융이 발생해 지진이 일어난 지 하루 만인 3월 12일 오후부터 1호기를 시작으로 3호·4호기에서 연쇄적으로 원자로 건물에 들어찬 수소가스가 폭발했다.
위원회는 철근 콘크리트제 3층 구조인 격납용기 상부 뚜껑을 로봇을 이용해 측정, 1층과 2층 사이에 1호기에는 100조~200조 베크렐(Bq), 2호기에는 2경~4경 Bq, 3호기에는 3경 Bq의 방사성 세시움(Cs-137)이 각각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내렸다.

이보다 하층의 상세한 상황과 부착된 메커니즘은 알지 못한다고 위원회는 덧붙였다.

사고 당시 1~3호기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총 70경 Bq의 방사성 물질 가운데 대기 중으로 방출된 것은 약 1.5경 Bq로 1986년 구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약 8.5경 Bq보다 낮았는데 위원회의 조사팀은 ‘상부 뚜껑이 방사성 물질은 포획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고 교도는 전했다.

이같이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고농도 오염은 향후 폐로 작업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교도는 설명했다.

후케다 도요시(更田豊志) 원자력규제위원장은 “격납용기의 하부에 있다고 생각했던 데브리가 꽤 높은 곳(상부 뚜껑)에 있다”며 “데브리를 가지러 가기 전에 뚜껑을 치우는 것부터 큰 문제가 된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1~3호기에는 총 880t의 데브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압력 용기 내 남은 데브리 등을 위에서 회수할 경우 뚜껑이 장애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는 전했다.

도쿄전력은 철거 방법에 관해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근거로 단계별로 검토하겠다”고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