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생지옥’에 들끓는 민심..모디 집권당, 지방선거서 참패
이선영 기자|2021/05/0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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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CNN·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의 인도국민당(BJP) 연합은 이번 5곳 선거 중 3곳에서 참패했다. 주요 격전지로 꼽혔던 서벵골주 선거에서는 전체 294석 중 215석을 야당이 가져갔다. 여당은 77석에 그쳤다.
이로써 모디 총리와 집권당이 수개월동안 들인 공은 수포로 돌아갔다. 뉴욕타임스는 “집권 기간 7년을 통틀어 지금이 모디 총리에게 정치적으로 가장 힘든 순간”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이런 총력전이 오히려 패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팽배하다. 결국 생지옥 같은 코로나19 상황에 분노한 민심이 승부를 갈랐다.
이번에 인도는 총 5개 주에서 지방선거를 치렀다. 아삼·서벵골·푸두체리·케랄라·타밀나두 주이다. BJP연합은 동북부 작은 주인 아삼주와 연방직할인 푸두체리에서만 승리를 거뒀다.
BJP연합이 이긴 아삼주와 푸두체리 지역은 확진자가 최대 3000명대로 비교적 적은 반면 패배를 맛본 카랄라·타밀나두·서벵골 주는 확진자가 수만명을 넘고 있다. 이날 카랄라 주의 확진자는 3만5636명에 이른다. 바네르지 서벵골주 총리는 “서벵골이 인도를 구했다”고 승리 소감을 밝히며 향후 코로나19 대처가 최우선 정책이 될 것임을 알렸다.
반면 모디 총리는 선거 유세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유세장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산소가 아니라 연설을 멈추라”라는 글과 ModiResign(모디 사임)이라는 해시태그가 넘쳐났다.
하루 최대 수백만명이 몰린 대규모 힌두교 축제 ‘쿰브 멜라’를 방치한 태도도 비난받았다. 모디 총리가 코로나19 방역 대응보다는 선거를 더 의식해 주요 지지층인 힌두교도들의 눈치를 봤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인도의 확진자수는 39만명을 웃돌았다. 지난달 30일엔 하루 확진자가 40만명을 넘기도 했다. 총 사망자수는 21만5000명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실제 수치는 통계치보다 10배가 넘는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