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시칠리아, 여름 관광객 수 팬데믹 이전으로 회복 기대

호텔, 식당, 리조트 예약률이 작년에 비해 크게 증가

정덕희 밀라노 통신원 기자|2021/06/04 11:06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휴양지 꼬모 호수의 풍경. 사진= 정덕희 밀라노 통신원
아직 본격 여름 성수기가 시작하기도 전인 지난 5월,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주도 팔레르모에서는 벌써부터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온 70대 독일인 부부를 만나볼 수 있었다. 독일어로 된 가이드북을 손에 들고 있던 프랑크와 그의 아내 잔나는 앞으로 한 달간 제주도보다 14배나 더 큰 이 섬을 한 바퀴 둘러볼 예정이라고 했다. 그들은 “우리는 이제 산타 로사리오 성지와 이 곳 팔레르모를 다녀왔고 이제는 체팔루와 타오르미나 등 섬의 다른 지역도 둘러볼 거예요”라며 기대에 들뜬 얼굴이었다.

지난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시칠리아 관광업계가 팬데믹 이전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시칠리아 호텔 연합회 부회장 니콜라 파루죠는 극성수기인 8월에는 80%의 예약률을, 이후 가을에는 70%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파루죠 부회장은 “이미 프랑스·네덜란드·영국 등의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팔레르모와 체팔루 외에도 라구사·노토·오르티자 등 주요 관광지의 식당을 예약하기 시작했습니다. 제발 앞으로 예약률이 더 올라갔으면 좋겠네요”라고 말했다.

지난주 벨리니 광장의 관광 안내소에는 매일 적어도 100여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와 문의했다. 직원인 레오와 알렉산드라의 설명에 따르면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관광객은 밀라노가 있는 주인 북부 롬바르디아에서 온 이들이다. 외국인 관광객 중에서는 절반은 프랑스인, 20% 가량은 독일인이라고 한다. 그 외 폴란드나 체코 같은 동유럽에서도 많이 찾아 온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러시아인은 없었지만 곧 방문하리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리조트 업계도 넘쳐나는 예약에 들떠있는 모습이다. 지난 28일에 시칠리아 옆의 작은 섬인 파비냐나의 푼타 판팔루에 새 리조트를 개장한 마르첼로 만자는 작년에 비해 예약이 300% 증가했다면서 조만간 팬데믹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작은 섬에 지난 28, 29일 이틀 동안 280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다음달 18일까지 이 섬의 주요 리조트는 모두 개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빌라 산탄드레아의 매니저 죠반니 나스타시는 “처음에는 북부에서 온 내국인들 위주로 운영해야겠죠. 그러나 나중에는 미국·독일·프랑스·스위스 등의 단체 관광객을 받아야 하고, 이를 위해 이탈리아가 외국 정부의 해외여행 그린리스트에 오르기를 희망합니다”라고 전했다.

7월 말까지 유효한 이탈리아 정부 행정명령과 보건부령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한국인이 이탈리아에 입국하려면 입국 전 72시간 전에 실시한 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소지해야 한다. 또한 온라인으로 EU Digital Passenger Locator Form(dPLF) 사전 제출해야 하며, 입국 이후 10일간 자가 격리 기간을 거치고 다시 유전자증폭(PCR) 검사나 항원검사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