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틈타 쏟아져 들어온 중국발 ‘짝퉁’에 ‘골머리’ 앓는 EU
서주령 하이델베르크 통신원 기자|2021/06/0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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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 마이어 유럽 지식재산권 침해감시기구 책임자는 8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ARD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염병 대유행이 거대한 불법 복제품 시장을 창출했다”고 전했다. 특히 개인용 코로나19 방역품인 마스크와 소독제 등은 전문 제조업체의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국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방역 기능이 떨어지는 중국산 불법 복제품이 틈새로 빠르게 유통되기 시작했다.
마이어는 “기능성이 떨어지는 불법 복제 방역 제품은 곧 코로나19 방역의 허점이 될 수 있다”며 EU국민들에게 공인된 개인 방역장비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마이어는 “전염병으로 인해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매장 쇼핑이 제한되자 온라인 쇼핑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불법 복제품 판매자들이 직접 제품을 보고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소비자들의 상황을 악용하고 있다”고 경계했다.
중국발 불법 복제품 판매자들은 온라인에서 정품 실제 사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정품을 구매한다고 믿게 된다. 하지만 그들이 오랜 국제 배송기간을 거쳐 받는 것은 특정 상표를 전제로 ‘기대했던 품질’에 못 미치는 가짜 제품이다. 유럽 지식재산권 침해감시기구는 ‘신뢰할 수 있는 온라인 상점’에서만 온라인 쇼핑을 할 것을 권장하며 특히 의약품의 경우 반드시 ‘허가 된 온라진 판매처’에서만 구입할 것을 강조했다.
마이어는 “의약품만큼 더 쉽게 모방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이미 상당한 양의 성분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위조 의약품이 온라인으로 불법 유통되고 있고 이런 제품에는 독성 물질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도 크다”고 알렸다.
EU는 해당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불법 복제품 유통을 ‘조직 범죄’로 명시해 더욱 단호하고 강경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독일 연방내각 또한 최근 회의에서 불법 복제품 유통 문제를 향후 몇 년 동안 우선 순위로 삼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복제품을 판매하거나 사진을 도용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중심으로 단속·처벌하는 안에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