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뒷담화] 삼성전자 막내들 ‘와인 쇼핑’ 삼매경
코로나19 장기화에 달라진 회식 풍경
회식비 대신 와인·한우·과일바구니 등 선물로
박지은 기자|2021/06/12 05:00
|
수도권 5인 이상 집합금지로 사실상 단체 회식이 금지된 상태인데요. 기업들마다 매달 1인당 3만~5만원가량 나오던 회식비는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삼성전자는 직원 1인당 한달에 약 3만원을 잡비용으로 처리한다고 합니다. 각 부서마다 막내들이 주로 회식비 쇼핑에 나선다고 하는데요. 3만~5만원대 와인이나 안마기처럼 가벼운 선물 목록을 만듭니다. 부서원들이 선물을 고르고 나눠 갖는 식이죠.
변화의 분위기는 지난 연말부터 감지됐습니다. 지난해 12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명에 육박하면서 기업 송년회도 대부분 취소됐는데요. 이 때 일부 기업들이 송년회에 썼어야 했던 비용으로 연말 선물을 보냈습니다. 송년회 대신 가족들과 홈파티를 즐기라는 의미죠.
회식이 줄어든 이유로 독립적인 MZ세대(1986~1990년대 후반 출생자)의 영향을 꼽기도 합니다. MZ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개인생활 중시로 회식과 거리가 멀죠. 더구나 MZ세대는 기업 인력의 절반 이상 차지하는 사원부터 과장 초년생에 해당합니다. 회사 분위기를 좌우할 정도로 많죠.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MZ세대는 우리나라 인구의 33.7%를 차지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업들마다 MZ세대와 소통하는 법을 찾는 데 한창입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기업 271개사를 대상으로 ‘MZ세대 인재 유입과 장기 근속을 위한 노력 여부’를 조사한 결과 49.1%가 ‘별도로 노력하는 것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이 타운홀 미팅을 여는 것 역시 MZ세대와 소통하려는 노력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로 달라진 회식 풍경이 종식 후에는 어떻게 바뀌게 될까요? 과거로 회귀할지 또 다른 새로운 회식 문화가 나타날지 사뭇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