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더 도발적” 국악 열풍 일으킨 여우락 페스티벌 온다

내달 7∼24일 국립극장 무대에...실험·독창적인 13개 공연 선보여
개막작은 심청가에 키네틱 LED, 미디어아트 접목한 '두 개의 눈'

전혜원 기자|2021/06/20 10:55
황해도 대동굿 만신 이해경과 사진작가 강영호의 ‘접신과 흡혼’./제공=국립극장
우리 음악의 다양한 실험의 장이자, 국악 열풍을 불러일으킨 ‘여우락 페스티벌’이 올해 대면 공연으로 열린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으로 진행된 여우락 페스티벌은 이번에 12회째를 맞아 다음 달 2~24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하늘극장, 별오름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올해 축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은 박우재는 최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더욱 도발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가장 앞서서 자기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을 모아봤다”며 “어디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자기만의 이야기와 방식이 있는 뮤지션들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거리두기 단계가 개편되어서 올해 축제가 보다 많은 관객과 만나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우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제공=국립극장
이번 축제는 ‘디렉터스 픽’ ‘여우락 컬래버’ ‘여우락 초이스’ ‘디렉터스 랩’ 등을 콘셉트로 13개 공연을 선보인다.

‘디렉터스 픽’은 박우재 디렉터가 기획한 공연 세 개로 구성된다. 개막작인 ‘두 개의 눈’은 그룹 무토(MUTO)와 입과손스튜디오가 합작한 융복합 프로젝트로 판소리 심청가에 키네틱 LED와 미디어아트를 접목했다.

거문고 연주자 세 명으로 구성된 쓰리고는 ‘고고고’에서 새로운 거문고 소리를 들려주고, 음악그룹 나무는 ‘물을 찾아서-리마스터드(Remastered)’를 통해 우리 음악의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준다.

‘여우락 컬래버’는 장르와 영역을 넘어선 예술가들의 조합을 만날 수 있다. 밴드 신박서클과 재즈피아니스트 윤석철은 ‘불안한 신세계’에서 전염병·미세먼지·기후변화·방사능 등 오늘날의 불안을 음악으로 풀어낸다.

월드뮤직그룹 공명과 일렉트로닉 록밴드 이디오테잎은 ‘혁신’을 키워드로 ‘공TAPE-Antidote’를 선보인다. 강권순 명인과 송홍섭앙상블, 밴드 신노이는 ‘나와 일로(一路)’를, 황해도 대동굿 만신 이해경과 사진작가 강영호는 ‘접신과 흡혼’으로 강렬한 한국적 색채를 선사한다.

‘여우락 초이스’는 독자적 음악세계를 선보이는 예술가들 무대다. 추다혜차지스는 당산나무 아래서 다채롭게 변주된 무가 등을 선보이는 ‘오늘밤 당산나무 아래서’로 관객을 만난다. 가야금 연주자 박순아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현장 중 한 곳인 구 국군광주병원에서 느낀 소리와 기억을 소환하는 ‘찬:찬란하길 바라며’를 선보인다.

‘디렉터스 랩’은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된다. 김용성(아쟁)과 박선주(가야금)는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는 퍼포먼스와 인문학 강의가 어우러지는 ‘실마리’를 무대 올린다. 타악기 연주자 고명진은 녹음한 타악기 소리와 라이브 연주로 새로운 음악을 탄생시키는 ‘나들’을, 국악듀오 달음은 직접 두부를 만들면서 가야금과 거문고 연주를 들려주는 ‘두부의 달음’을 선보인다.

김철호 국립극장장은 “우리 음악이 동시대 관객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 2010년 여우락을 시작했는데 많은 관객이 찾아와 국립극장의 대표 축제가 됐다”며 “더 새롭고 재미있는 여우락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거문고 연주자 세 명으로 구성된 쓰리고의 ‘고고고’./제공=국립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