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습한날 노리는 여성 ‘질염’…만성화 막아야

김시영 기자|2021/07/08 11:35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덥고 습한날이 이어지면서 질염으로 고생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질염은 여성의 질에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매년 100만명이 넘는 여성이 치료받는다. 지난해 질염 환자수는 129만 8816명으로, 환자 10명 중 5명은 20~30대였다. 질염은 재발 가능성이 높아 만성화할 수 있는 만큼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비위생적인 생활습관이 질염을 유발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절반만 맞는다. 질 내부는 적당한 산성도를 유지하면서 비정상적인 세균 증식을 억제하게 되는데, 잘못된 질 세척법이나 임신과 폐경, 면역력 약화 등의 이유로 질 내부가 알카리화하면서 질염발생이 커진다.

칸디다 질염은 곰팡이 균의 종류인 칸디다 균에 노출돼 발생한다. 흰색의 질 분비물이 특징으로, 외음부 통증과 부종을 동반하기도 한다. 질 내부가 알칼리화되면서 발생하는 세균성 질염은 노란색 질 분비물과 불쾌한 냄새가 특징이다.
질염은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기도 한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의 경우 다량의 냉이 발생해 속옷이 젖는 경우가 생긴다. 질 입구가 따갑고 가려움증 증상이 나타난다. 전파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남녀가 함께 치료받는 게 좋다.

질 분비물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질염의 원인을 파악한 후 항생제를 사용해 치료가 진행한다. 질 내 적절한 산성도를 유지해주는 유산균의 처방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서은주<사진> 세란병원 과장은 “질염은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치료와 함께 철저한 자기관리가 동반돼야 한다”며 “질 내부를 세척할 때는 전용 세정제를 사용하는 게 좋고, 꽉 끼는 옷이나 속옷을 피하고 통풍이 잘되는 면으로 된 속옷을 착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서 과장은 “질염은 위생과 관련 없이 몸의 면역력 약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숨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며 “질염을 오랜 기간 방치할 경우 만성질염이나 염증이 골반으로 파급 될 위험이 있어 증상이 의심된다면 조기에 진단을 받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