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돌봄SOS 사업으로 고독사 크게 줄여

김인희 기자|2021/07/20 13:51
양천구 돌봄SOS센터 관계자가 독거어르신 가정에 도시락 배달(식사지원 서비스)을 하는 모습/양천구 제공
“어르신 마지막 가시는 길까지 외롭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양천구 돌봄서비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서울 양천구가 촘촘한 돌봄SOS 서비스 제공으로 복지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가운데, 자칫하면 아무도 모르게 생을 마감할 수 있었던 고독사를 적극 예방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20일 구에 따르면 신정7동에 거주하는 90대 어르신 A씨는 기초생활수급을 받는 독거노인으로, 전립선암 말기 투병을 하던 중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돼 거동조차 불가능한 위기상황이었다. 평소 왕래하던 이웃주민이 이를 알고 바로 주민센터 돌봄매니저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위급상황임을 판단한 신정7동 주민센터 돌봄매니저와 복지플래너는 즉시 현장에 출동해 A씨를 병원으로 이송하고자 했으나, 발열로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데다 격리실 부족으로 당일 입원조치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한 A씨도 병원 입원을 거부하고 마지막까지 집에서 편히 요양하기를 원했다.

이에 돌봄SOS센터는 보건소와 협력해 먼저 어르신의 코로나검사를 신속히 진행했고 음성판정을 받아 자택 돌봄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어 돌봄매니저, 복지플래너, 구청 통합사례관리사, 통·반장 등으로 구성된 돌봄전담팀을 구성해 A씨를 집중적으로 관리했다.

전담팀은 주거편의(청소·방역), 식사지원 서비스 등의 돌봄서비스을 제공했고, 여느 날과 다름없이 주기적으로 댁을 방문하던 도중 어르신이 편히 돌아가신 것을 확인했다.

A씨의 사례를 제보한 이웃주민은 “오랜 시간을 홀로 외롭게 살아왔지만, 마지막 가시는 길 만큼은 구의 돌봄서비스를 받으며 삶을 마칠 수 있어 외롭지 않으셨을 것 같다”며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목2동 40대 독거남 B씨는 뇌병변 심한 장애와 알콜중독을 앓았는데, 최근 동네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이웃주민의 신고로 돌봄SOS센터와 연결됐다. 신고를 받은 주민센터 돌봄매니저, 복지플래너, 구청 사례관리사가 가정을 방문했을 때 소파에 쓰러져 있는 B씨를 발견했다.

상담 결과 B씨는 신체적·심리적으로 매우 취약해져 있었고 집안 역시 오물과 쓰레기로 가득해 악취가 매우 심한 상황이었다.

이에 돌봄SOS센터는 B씨에게 주거편의(청소·방역), 식사지원 서비스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서울주택도시공사와 연계해 화장실 수리 및 도배, 장판 공사까지 시행했다. 또한 알콜중독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해 상담을 통해 병원 입소를 권유했고 이에 응한 B씨는 치료를 통해 빠른 회복을 해 곧 퇴원을 앞두고 있다.

구·동 돌봄매니저 38명으로 구성된 돌봄SOS센터는 이처럼 주기적 방문을 통한 식사 및 주거편의 서비스 지원 등 선제적인 돌봄서비스 제공과정에서 고독사를 방지하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양천구는 지역사회에 더욱 질 높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관내 사회적 기업과 지속해서 소통과 협업을 하고 있다. 돌봄SOS센터 사업에 참여하는 사회적 기업과의 정기회의를 통해 청소·방역업체로부터 심하게 오염된 낡은 이불을 사용하고 있는 한 사례가 공유되자, 도시락 제공업체에서 이불 10채를 후원하는 등 돌봄서비스에 자발적인 기부가 이뤄져 훈훈함을 더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1인 가구 증가로 홀로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고독사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긴급한 개별 돌봄을 넘어 지역사회 돌봄 주체로서 ‘양천형 돌봄SOS센터’의 역할이 필요한 때”라며 “촘촘한 복지 그물망을 통해 ‘고독사 없는 양천’을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