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통’ 최병철 현대차증권, 내실경영 통했다…최대 실적 행진
현대차證, 올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 기록
하반기, IB부문 대체투자 확대·전사 디지털 전환·ESG경영 강화
최서윤 기자|2021/07/30 06:00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995억원, 당기순이익 725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치다. 이번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174억원)의 약 85% 수준이다.
2분기 실적을 따로 떼어내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425억원으로 전년(408억6000만원) 대비 4%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전년(285억6000만원) 대비 9.6% 증가한 313억원이다.
리테일 부문은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위탁매매 호조로 순영업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 이상 늘었다. 증시 상승세 둔화와 금리 상승으로 인한 트레이딩 부문의 손실우려에도 자기자본 투자(PI), 채권, 파생 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며 호실적 견인에 힘을 보탰다.
‘32년 재무통’으로 숫자에 밝은 최병철 대표는 지난해 3월 취임 직후 수익성 개선을 위해 보수적인 운용기조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그 결과 재무건전성 개선과 함께 올 초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AA-’등급을 획득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속에서도 현대차증권의 우발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6153억원,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57.8%로 업계 평균(64.7%)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그는 현대차 최고재무책임자(CFO), 현대모비스 재경사업본부장 출신으로 1987년 현대모비스 전신 현대정공 재경부에 입사해 30년 넘게 기업 재무를 도맡아 온 인물이다. 자본을 활용해 얼마만큼 이익을 잘 내는지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그가 수장에 오른 후 2019년 7.7%에서 취임 해인 2020년 8.2%로 상승했고 올해 1분기엔 15.3%로 뛰었다.
최 대표는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신사업도 활발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업계 화두인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예비허가를 지난 13일 통과, 본허가만을 남겨두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대우와 하나금융투자가 본허가를 받았고, 현대차증권을 포함한 한국투자증권 등 4개사가 예비허가를 받았다. 본허가를 받은 후 마이데이터뿐만 아니라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경험 분석 등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ESG 경영에도 적극적이다. 최 대표는 ESG 총괄 전담부서 지정, ESG 협의회 신설 등 장기적인 ESG 경영전략을 구축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서 발표한 ESG 평가에서 증권사 가운데 최고 등급인 통합 ‘A’ 등급을 받았다.
대형사를 중심으로 한 IB부문 경쟁 심화는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지형삼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시장지위 유지를 위해 무등급 및 후순위성 약정 등 신용도가 낮은 위험자산 편입비중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양호한 실적 기반 위에 IB, 디지털, ESG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양적, 질적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며 “고객으로부터 신뢰받는 회사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