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아 삼만리 떠날 뻔한 터키 10대 소녀들
평소 한류 좋아해 가출 소동 벌였다 가족 품으로 돌아와
정근애 이스탄불 통신원 기자|2021/08/10 11:38
|
9일(현지시간) 밀리옛 등 현지 언론은 이스탄불 하듬쿄이 지역에 거주하는 10대 소녀 세 명이 한국으로 가기 위해 가출했다가 하루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전날 오후 5시 쯤 에슬렘 투아나 육셀(15) - 에프사 육셀(13) 자매와 나자르 메미쉬(11)는 소풍을 가겠다며 집을 나섰다. 이들의 어머니들은 딸들이 밤 늦게까지 들어오지 않자 경찰에 실종을 신고했다.
행방이 묘연했던 소녀들은 이후 아브즈라르 관공서 화장실 입구 CCTV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은 해당 지역에 대한 수색을 강화했고, 몇 시간 후 아브즈라르와 큐축체크메제 사이의 한 공원에서 소녀들을 발견했다. 소녀들이 거주하는 하듬쿄이와 아브즈라르까지는 걸어서 약 6시간 정도 되는 거리다.
가족에게 인계된 세 소녀는 한국에 가려 가출한 뒤 아브즈라르 해변에서 하룻밤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평소 한국 드라마의 팬이었으며, 친구들에게 종종 “학교를 졸업하면 한국에 가서 한국어를 배우겠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에서의 한류 인기는 무척 폭발적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류 팬 사이트 ‘Korefans’의 회원 수는 73만115명이며, 한류 웹진 ‘Korezin’의 회원 수도 28만300명에 달한다. ‘K-POP 관련 트윗이 가장 많은 나라’ 순위에서는 터키가 19위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주터키한국문화원이 마련한 여름 특선 한국영화 상영회가 좋은 반응을 얻었고, 다음달 열릴 배우 정일우 온라인 팬 미팅 티켓이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는 등 한류의 인기는 뜨겁다.
그러나 일부 보수적인 터키 대중문화 전문가들은 어린 한류 팬들이 가족보다 한류 스타에 자신을 과도하게 투영하고 이들을 롤모델 삼아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며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