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여성권리 존중, 정부·외국군 협조 아프간인 사면 약속...현실과 괴리
탈레반 대변인, 아프간 점령 후 첫 기자회견
"이슬람법 내서 여성권리 존중...직장·학교 복귀 장려"
CNN "카불 거리서 여성 사라져"
"정부·외국군 협조 아프간인 사면"...무장남성들, 협조자 수색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2021/08/1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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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대변인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이날 수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프간 전쟁의 종료를 선언하고 이같이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탈레반은 이슬람법의 규범 내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할 것이라며 여성들이 직장으로 복귀하도록 장려하고, 정문 앞에서 머리에 쓰는 이슬람 스카프(히잡)를 나눠주면서 여학생들이 학교에 돌아가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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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은 2001년 축출되기 전 통치한 5년 동안 극단적인 이슬람 율법(샤리아) 적용해 음악·TV 등 오락을 금지했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게 하는 가혹한 벌을 허용했다.
여성은 교육 및 직업 금지에 공공장소 부르카(여성의 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복장) 착용이 의무였고, 성폭력과 강제 결혼이 횡횡했다.
AP는 한 아프간 여성 방송인이 너무 무서워서 일하러 가지 않고 집에 돌아갈 수 없어 친척 집에 숨어있었다며 그녀와 다른 여성들은 탈레반이 자신들의 방식을 변화시켰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CNN방송은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지 48시간이 지난 17일 상점 주인은 다채로운 상품을 정리하고 경찰이 교통을 통제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가는 등 거의 변한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성 대부분이 실내에 머물려 거리에는 여성이 거의 없다는 큰 변화가 있다고 밝혔다.
AP도 카불은 탈레반이 거리를 순찰하는 동안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많은 사람은 여전히 두려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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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AP는 카불 주민들은 탈레반인지 탈레반을 위장한 범죄자인지는 불분명하지만 무장한 남성들이 집집을 방문해 축출된 정부 및 보안군과 협력한 사람들을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무자히드 대변인은 탈레반이 미국과 동맹국의 아프간 침공 명분이었던 2001년 9·11 테러 이전과 마찬가지로 아프간이 다른 국가를 공격하기 위한 기지로 사용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P는 이 확약은 탈레반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체결한 지난해 평화 협정의 일부이라며 이 협정은 미군 철수의 길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무자히드 대변인은 “아프간 내 민간 언론 활동은 독립적으로 이뤄지기를 원한다”면서도 기자들은 국가의 가치에 반해 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슬람법의 가치를 위반하는 언론을 통제할 수 있다고 경고한 셈이다.
무자히드 대변인이 공식 석상에서 얼굴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