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까지 사전청약 10만여 가구 추가...또 청사진만?

정부 사전청약 늘려 주택공급 효과 가시화 노려
도심복합개발사업 반발 많아...사전청약 효과 의문
민간 건설사 참여 유도..."건설사들의 참여 회의적"

황의중 기자|2021/08/25 11:35
2022년 공공택지 민영주택 수도권 사전청약 부지/제공=국토교통부
정부가 2024년까지 사전청약을 10만여가구로 늘린다. 주택 수요자들의 다급한 마음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민간건설사들의 참여를 유도해 주택공급을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발표 내용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어서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5일 신규택지 등에서 조성되는 민간주택 등 10만1000가구를 사전청약 방식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기 신도시 등 신규 공공택지 민영주택과 2·4 대책을 통해 추진되는 새로운 유형의 주택 공급사업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과 주거재생혁신지구사업에서 나오는 공공주택을 사전청약을 통해 원래보다 2~3년 앞당겨서 일단 청약을 받는다는 것이다.
주택 공급 효과를 가시화하기 위해 새로 공급하는 주택의 분양일정을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일반분양분의 최대 85%를 사전청약으로 모두 끌어모았다. 불안심리에 싸인 주택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2024년 상반기까지 총 10만1000가구의 주택이 조기 공급되며, 기존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주택 사전청약 물량까지 합하면 총 16만3000가구의 주택이 당초 공급 시점보다 1~3년 정도 앞당겨 공급된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특히 16만3000가구 중 13만3000가구가 수도권에서 공급되며, 이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수도권 민간 아파트 일반분양분 11만3000가구를 상회하는 물량이다.

특히 민영주택은 일반공급 비율이 42%로 공공주택(15%)보다 높고, 2·4 대책 사업 공공주택은 정부가 일반공급 비율을 50%까지 높여 놓는 데다 그중 30%는 추첨제로 뽑기로 했다. 2·4 대책 사업지에선 청년과 신혼부부의 관심이 높은 추첨제 물량은 전부 사전청약으로 나온다.

사전청약이 가능한 수도권 신규택지는 인천 계양과 남양주 진접2,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는 물론 파주 운정3, 평택 고덕, 양주 회천 등 2기 신도시, 성남 금토·복정1 등 중소규모 택지 등이 망라돼 있다.

다만 신규 사전청약 물량 중 민간주택의 경우 민간 건설사에 공급을 강제할 수는 없어 실제 공급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자발적인 건설사들의 참여를 위해 정부는 앞으로 매각하는 토지는 사전청약하는 건설사에만 매각하고, 이미 매각한 택지는 건설사가 적극 사전청약에 참여하도록 공공택지 우선권을 부여하는 등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한 민간주택의 사전청약을 위해 미분양·미계약 물량이 발생했을 때 사전청약 물량의 70%까지 LH 등이 되사도록 한 것은 건설업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다. 2010년대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났을 때도 정부가 이와 비슷하게 미분양 물량을 매입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점은 있다. 2·4 대책 사업 후보지 중 특히 도심복합개발사업은 사전청약이 진행된 후 후보지 주민들이 반발했을 때 문제가 커진다. 주택을 사전청약으로 공급하려면 해당 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사업 추진이 보장돼야 한다. 중간에 사업이 틀어져서 사업이 중단되거나 지체돼 사전청약 수분양자들이 예상한 본 청약 일정이 흔들리면 혼란이 불가피하다. 또 민간 건설사 참여는 과거 정책 혜택이 특혜 논란을 휩싸이면서 건설사들이 참여를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건설사가 얼마나 참여할지도 의문이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제시한 인센티브가 민간 건설사들이 기존 택지 개발 계획 및 분양 전략을 바꿀 정도인지가 관건인데, 민간기업의 기대치보다 기업의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저조할 경우 실행을 담보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사전청약이 된 서울 등 도심개발 후보지 주민들의 반대가 커지면 그들을 강제로 나가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주민 동의가 일부 있어도 격렬하게 반대하는 숫자가 상당수가 생기면 청약자들은 허공에 청약을 한 셈이 된다”고 말했다.

김영한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왼쪽)과 김규철 공공주택추진단장이 25일 주택공급 관련 브리핑을 세종 정부청사에서 하고 있다./제공=국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