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스태트 전 美 하원의장, 동성 제자 性추행 혐의 소송 합의로 마무리

최장수 하원의장 기록 보유중인 공화당 출신 '정치 거물'
30~56년전 교사 재직시 범행 뒤늦게 밝혀져 말년에 망신

조성준 기자|2021/09/17 11:34
데니스 헤스태트 전 연방 하원의장./AP·연합
데니스 해스터트(79) 미국 전 연방 하원의장의 동성 제자 성추행 혐의 관련 소송이 합의로 마무리됐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시카고 언론과 AP 통신 등은 16일(현지시간) 해스터트 전 의장의 변호인단이 전날 피해자 측과 비공개 협상을 벌여 잠정적 합의에 도달했다며 합의 조건과 합의금 규모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해스터트 전 의장은 정계 입문 전인 1965년부터 1981년까지 시카고 인근 요크빌의 한 고교에서 역사 교사 겸 레슬링부 코치로 근무할 당시 만 14세부터 17세 사이 동성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피해자 중 한 명이 2010년 이 사실을 뒤늦게 공개하겠다고 나서자 350만 달러(약 41억 원)를 입막음 대가로 지급하겠다는 구두 약속을 하고, 2014년까지 은행에서 총 170만 달러(20억 원)를 인출해 전달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총 95만2천 달러를 불법적으로 분산 인출하다 2015년 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적발됐다.
이후 성추행 혐의로 기소되지는 않았으나 법정에서 이를 사실로 인정한 뒤 징역 15개월 형을 선고받아, 2016년 수감됐고 2017년 8월 형기를 마치고 석방됐다.

1981년 일리노이 주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해스터트 전 의장은 1987년부터 21년간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고, 1999년부터 2007년까지 8년간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직을 수행했다. 공화당 출신 최장수 하원의장 기록을 보유중이며, 재임 중이던 2002년과 퇴임 후인 2009년 내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