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M&A 날개 달까
금융당국, 27일 우리금융 내부등급법 심사위원회 열어
이달 중 내부등급법 승인 가능성
이지선 기자|2021/10/27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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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의 ‘아픈 손가락’은 증권사 부재다. 5대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중 유일하게 증권 계열사가 없는데다, 과거 ‘우리투자증권’이라는 대형 증권사를 보유했던 적이 있어, 그 때 만큼의 비은행 수익 확대를 위해선 증권사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옛 우리투자증권은 현재 NH농협금융지주 산하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3분기까지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면서 금융그룹 4위권을 다투는 농협금융 실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증권사 부재가 더 뼈아프게 느껴지는 셈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우리금융에 대한 내부등급법 승인 심사위원회를 열었다. 이미 사전 협의와 현장 검증 등은 마친 상황이라, 빠르면 이번주 내에 최종 승인까지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금융의 출자여력은 이중레버리지비율을 고려할 때 6조원에 가까운 수준이지만, 내부등급법을 승인받으면 2조원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위험자산기준에서도 20조원의 여유가 생긴다.
우리금융이 자본여력을 늘리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비은행 강화 전략에도 드라이브가 걸릴 수 있다. 손 회장은 지주사 전환 직후부터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 비은행 계열사를 확충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캐피탈, 신탁사 등을 새로 편입하면서 비은행 계열사를 하나둘씩 늘려가고는 있지만, 증권 계열사가 채워지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금융지주사 중 거의 유일하게 증권사가 없다. 지난해 증권 계열사를 보유한 금융그룹들은 증시 호조에 은행 실적 부진에도 선방했지만, 우리금융은 실적이 악화되면서 4위 다툼을 하던 농협금융에도 순익 규모가 밀렸던 바 있다. 올해는 은행 중심으로 실적 회복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부족한 비은행 포트폴리오는 약점으로 꼽힌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전무는 지난 25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라인업이 아직 미완성된 상태기 때문에 증권사 인수와 벤처캐피탈, 부실채권 전문회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존 은행과 가장 시너지가 많이 날 수 있는 것이 증권사지만, 매물이 품귀현상이라 시장에 나오면 제일 먼저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