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이강철 감독, ‘만년 2인자’서 ‘우승 마법사’로!

조성준 기자|2021/11/19 09:01
kt 위즈 선수들이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두산을 8-4로 꺾고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한 뒤 이강철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연합
프로야구 kt 위즈의 이강철 감독이 팀의 첫 정규리그·한국시리즈(KS·7전4승제)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또 KS 최우수선수(MVP) 출신으로 정상을 밟은 첫 사령탑이란 금자탑까지 세웠다.

kt는 지난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SOL) KBO 포스트시즌 KS 4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8-4로 제압했다.

시리즈 전적 4승 무패를 기록한 kt는 2013년 창단 이후 8년만에, 2015년 1군에 진입하고 나서 7시즌만에 처음으로 정규리그·KS 통합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또 KS를 4승 무패로 끝낸 역대 9번째 팀이 됐고, 지난해 처음으로 출전한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1승 3패로 패했던 빚을 깨끗하게 갚았다.
현역과 지도자로 KS 우승을 모두 경험한 전·현직 감독은 백인천·김재박·선동열 등 9명에 불과하다. 이들 가운데 MVP까지 받았던 사령탑은 이 감독이 유일하다.

언더핸드 투수였던 이 감독은 1996년 해태(KIA 타이거즈 전신) 유니폼을 입고 KS에서 현대 유니콘스를 상대로 5경기에서 1전의 완봉승을 비롯해 2승 1세이브, 평균 자책점 0.56의 빼어난 성적으로 MVP를 차지했다.

그는 1989년부터 2005년까지 17시즌 통산 152승 112패, 53세이브, 평균 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특히 다승과 투구 이닝(2204⅔이닝)은 역대 투수 3위에 해당되는 성적이다.

이처럼 화려한 현역 시절 성적에도 불구하고, 광주일고 4년 선배이자 해태 시절 룸메이트였던 선동열 전 감독에 가려 ‘만년 2인자’에 머물러야 했다. 코치로 변신하고 나서도 지휘봉을 쥐기까지 13년이나 걸렸다.

그러나 인고의 시간을 거친 덕분에 특유의 부드러운 성품을 바탕으로 선수 관리와 선진 야구 습득에 특출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특급 투수 출신답게 마운드 양성과 운용에도 탁월한 능력을 과시한다.

이 감독은 KS를 끝내고 난 뒤 “KS MVP 출신 우승 감독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은근히 욕심이 생기더라”며 활짝 웃은 뒤 “
우승하고 나면 허무한 감정이 생기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우승하고 싶어진다“고 밝혀 두 시즌 연속 우승에 대한 욕심을 미리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