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정 PGTA 이사장 “장애인 필드 골프 저변 확대 기대”
대회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도전의식 고취 목적
해마다 열려…시각·지적·지체 장애인 참여 늘어
지환혁 기자|2021/12/0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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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여섯 번째 장애인 어울림 골프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서윤정 PGTA 이사장을 1일 서울 동작구 PGTA 사무실에서 만났다. 서 이사장은 “장애인 골프대회를 개최하면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장애인들이 더 많다는 것을 거듭느끼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지나가면 분명히 참여를 원하는 장애인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장애인 골프라 하면, 파크 골프를 일컫는다. 파크 골프가 장애인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 정식 종목에 채택되면서 선수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대한장애인골프협회에 따르면 장애인 골프 선수는 올해 기준 약 1400 여명이 정식 등록돼 있다. 이 중 대부분이 파크 골프 선수다. 반면 대한장애인골프협회에 등록된 장애인 ‘필드 골프’ 선수는 100명 정도다. 필드 골프는 장애인 전국체전에서 아직 시범 종목이라 선수 저변이 약하다.
이에 서 이사장은 2016년 4월 1회 대회를 시작으로 장애인 어울림 골프 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서 이사장이 장애인 골프 대회 유치에 도전한 계기도 한 시각장애인 골퍼 때문이었다. PGTA는 2001년 영국과 미국의 선진 골프 기술과 골프 교육 커리큘럼을 국내에 도입해 전문 골프 지도자를 양성해온 기관으로 서 이사장은 2011년 이사장에 취임했다. 이후 2015년 한 회원의 골프 연습장을 방문했는데, 그 연습장에서 회원의 지도를 받는 전맹(빛 지각을 하지 못하는 시각장애) 선수를 보고 깜짝 놀랐다. 서 이사장은 “눈이 하나도 안보이는 선수가 완벽하게 그 작은 골프 공을 맞히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며 “저분들을 위해 골프 대회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장애인 골프대회 유치를 추진하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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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이사장은 “골프장에서 사람들의 환호를 들으며 경기를 한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장애인들에게도 필드에서 이 기쁨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며 “대회를 개최하면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더욱 느끼게 됐다. 장애인 선수들의 사기 고취를 위해서 계속 이런 대회를 마련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장애인 골프대회 확대와 세계 대회 유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이사장은 “국내 장애인 골프 대회가 활성화되면 한국의 장애인 골프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 진출할 기반이 마련되고, 결국엔 한국에서도 세계 대회를 개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자체와 정부에서도 장애인 필드 골프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