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경쟁 본격화…증권사 따라 ‘각양각색’
신금투·한투·삼성·KB·NH證 5개사 경쟁 치열
실시간 거래 안 되고 비교적 수수료 높아
"'투자 적극적' MZ세대 고객 확보 목적"
장수영 기자|2021/12/28 06:00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삼성·KB·NH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에서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를 할 수 있다. 삼성·KB·NH투자증권 등은 이달부터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를 시작했다.
신한금융투자는 2018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으로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서비스를 선보였고,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서비스를 개시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증권사 20곳에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소수점 매매가 가능한 증권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KB증권은 ‘마블(M-able) 미니’를 통해 소수점 매매를 시작했다. 간편 인증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마블 미니도 ‘100달러로 살 수 있는 종목’, ‘60달러로 살 수 있는 종목’ 등 투자 제안을 해준다. 또 소수점 매매로 모아 ‘1주 완성’을 한 뒤에는 거래 매체를 바꾸지 않고도 ‘온주전환’을 통해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의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는 모두 ‘정기매수’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정한 시점에 원하는 금액만큼 원하는 종목을 설정해두면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자동으로 매수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별도의 앱 설치 없이 기존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인 QV, 나무(NAMUH) 앱에서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를 신청하면 된다. 한국투자증권, KB증권과 더불어 해외 종목뿐만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도 가능하다. 삼성증권은 기존 간편앱인 ‘오투’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대부분 환전 없이 원화로 거래가 가능한 것과 달리 달러로 거래할 수 있다.
증권사들이 저마다 편의성을 내세웠지만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증권사별로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가 가능한 종목이 다르다. 적게는 101종목에서 391종목까지 천차만별이다. ETF 소수점 매매가 가능한 증권사가 있는 반면 거래가 안 되는 증권사도 있다. 복잡한 매매과정을 거치는 만큼 수수료는 0.25%로 높은 편이다.
또 매매시점과 체결시점의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가령 투자자가 0.5주만 산다고 가정했을 때 증권사는 다른 투자자의 소수단위 매수주문을 취합한다. 증권사의 주문취합이 전제되기 때문에 실시간 가격 반영이 어렵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시작하는 이유는 국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많은 MZ세대를 장기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다. MZ세대는 당장 큰 규모의 자산을 굴리진 않지만 투자에 적극적이고 향후 자금력을 갖추게 될 잠재고객인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작은 단위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증권사 입장에서도 이익이 크진 않지만 MZ세대를 붙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