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거래액 반토막…증권사 ‘IB·자산관리’ 더 힘준다

5대 대형 증권사, IB 세분화·WM 전문화
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 수익 줄 듯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실적 변동성↓

장수영 기자|2021/12/30 17:28
올해 사상 최대 이익 행진을 벌인 증권사들이 공통적으로 내년 사업 키워드를 ‘기업금융(IB·투자은행)과 자산관리(WM) 강화’로 잡았다. 증권사들은 최근 IB·WM부문에 힘을 주는 연말 조직개편을 잇달아 단행했다. 증시와 연동되는 실적 변동성을 낮추고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증권사 내년에도 IB·WM에 힘 싣는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말 인사철을 맞아 증권사들은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성별, 연령보다는 ‘능력’ 위주의 인재 등용과 IB, WM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2총괄 16부문에서 5총괄 19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기존에는 본사영업총괄과 WM총괄뿐이었다. 올해 조직개편에서는 IB1총괄, IB2총괄, WM총괄, 경영혁신총괄, 경영지원총괄 총 5총괄로 나눠졌다. IB1·2총괄을 각각 두면서 세분화했다. IB1총괄은 글로벌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체투자금융 부문을 담당하고, IB2총괄은 기업공개(IPO), 기업금융 등 전통 IB업무를 맡았다.
한국투자증권도 해외 IB 사업을 본격화하고 시너지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대표이사 직속으로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했다. IB2본부 산하에는 ECM부와 인수영업3부, PF그룹 산하에 PF전략부도 새로 마련했다.

NH투자증권은 부동산금융을 강화했다. IB2사업부 내 부동산금융본부 산하 부동산금융4부를 신설하면서다. 또 인수합병(M&A) 자문 조직을 확대하기 위해 IB1사업부 내에 어드바이저리 본부를 신설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기존 IB부문을 IB1·2부문으로 나눠 전문성을 강화했다. KB증권도 기존 IB1·2총괄본부로 구성됐던 IB부문 조직을 IB1·2·3총괄본부로 세분화했다.

아울러 WM 조직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미래에셋증권은 WM부문을 WM1·2부문으로 세분화했고 연금1·2부문도 신설했다. 연금 등 주력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WM의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NH투자증권은 초고액자산가 공략에 나선다. 프리미어 블루본부 산하에 패밀리오피스지원부를 신설했다. 프리미어 블루는 초고액자산가를 전담하는 채널이다. 해당부서는 VIP고객의 자산관리 컨설팅 강화를 전문적으로 맡는다.

KB증권은 기존 WM총괄본부를 고객·채널 전략 중심의 ‘WM영업총괄본부’와 WM투자전략과 상품·서비스 제공 중심의 ‘WM솔루션총괄본부’로 개편해 기능별 전문성을 강화했다. 내년 서울 압구정 플래그십 오픈을 앞두고 영업채널을 고객군별로 세분화하기도 했다.

◇IB·WM 수수료 수익 증가율 높아
증권사들이 IB와 WM 강화를 주요 키워드로 삼는 조직개편에 나선 이유는 지난 2년 간 이어졌던 주식투자 열풍이 내년에 잦아들 거란 우려 때문이다. 지지부진한 증시 흐름에 지친 개인 투자자들이 이탈하면서 이달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1월(26조4천780억원), 2월(19조950억원)과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율을 나타내는 시가총액 회전율 역시 낮아지는 추세다.

증권사 수익은 시황에 따라 크게 변동된다. 올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원인도 증시 호황에 있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권사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7조78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3% 증가했다.

수탁 수수료 수익은 6조3863억원으로, 전체 수수료 수익의 약 50%를 차지했다. 수수료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이어 IB부문 수수료 수익의 비중이 30%로 나타났다. WM 수수료 수익은 8%로 낮은 편이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브로커리지 수익 의존도를 낮춰왔다. 그 효과는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3분기 IB부문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8% 늘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작은 WM 수수료 수익도 37% 증가했다. 수탁 수수료 수익이 22%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때문에 증권사들은 IB부문의 수익 극대화, 안정적인 WM 수익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시장 변동성에 대한 노출을 줄이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며 “대형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조직개편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