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앞두고 세계新, 16세 발리예바의 예술성과 김연아
정재호 기자|2022/01/18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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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아름다운 피겨를 기계체조화 시켜버리고 있다”, “점프 괴물들만 낳는다”는 지적들이 흘러나온 배경이다.
‘러시아=점프’ 등식 깨다
그러나 러시아 선수라고 모두가 점프만 잘하는 것은 아니다. 완성형 선수도 있다. 지난 13일(한국시간)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유럽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여자 선수 사상 첫 90점(90.45)을 돌파한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가 그렇다.
김연아 시대 이후 피겨 점수는 ‘거품’이라는 표현이 나돌 만큼 이른바 ‘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했다. 따라서 김연아와 발리예바의 예술점수를 단순 수치만으로 직접 비교할 바는 아니다. 다만 발리예바 역시 상당한 예술성을 갖췄다는 점만은 부인하기 어렵다.
발리예바, ‘레벨4’ 연기력도 볼거리
전성기 시절 김연아의 경우 해외 언론이나 피겨 전문가들이 높이 평가한 배경에는 정확한 점프 등 각종 요소의 완성도와 예술성이 존재했다. 과거 아사다 마오의 코치였던 러시아 피겨의 대모 타티아나 타라소바도 김연아의 표현력을 인정했다. 김연아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표정 연기와 움직임이 있었다.
발리예바는 다른 러시아 피겨 선수들처럼 점프에 특화됐다. 주니어 시절부터 남자 선수들도 수행하기 힘든 쿼드러플 점프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자세히 보면 지난 세계신기록은 스텝시퀀스·플라잉 카멜 스핀·레이백 스핀 등이 모두 레벨4를 받은 것이 컸다. 압도적인 점프력을 바탕으로 예술성까지 겸비했다는 뜻이다. 실제 유연성이 탁월한 그는 이를 바탕으로 한 연기력도 일품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주니어 시절부터 차원이 다른 기술과 연기력을 선보였던 발리예바는 김연아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스핀·스텝 시퀀스 및 안무 소화력과 표현력이 훌륭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