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갈라놓은 상업용 부동산시장 희비…오피스는 ‘쑥’, 상가는 ‘뚝’

오피스 공실률 2021 1~4분기 연속 하락세
상가 공실은 더 많아져…"코로나 상황 바뀌지 않는 한 올해도 비슷할 것"

이민영 기자|2022/01/23 17:06
서울 명동 중심상권 일대 폐업한 가게들에 임대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송의주 기자songuijoo@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외국인 유입이 줄고 정부의 거리두기 강화 정책이 확진자 수 등 상황에 따라 변하면서 상가와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희비가 갈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상업용 부동산서비스기업 교보리얼코가 최근 발행한 ‘2021년 4분기 오피스 마켓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전체 오피스 공실률은 3.54%를 기록했다. 오피스 공실률은 지난해 1분기(6.33%)부터 2분기(5.45%), 3분기(4.35%)를 거쳐 4분기까지 계속해 감소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사업구조 변화가 급격하게 이뤄지면서 IT기반의 사업을 영위하는 대기업, 스타트업들의 강남 및 분당권역 대거 임차수요가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올해에는 오피스 공급량이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강남 및 도심, 여의도권역의 오피스 공실률 하락세도 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남권역과 여의도권역의 경우 대형업무용빌딩(프라임급 오피스) 공실 해소가 두드러지면서 권역 공실률 하락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역은 예정된 공실에 대해서도 임차의향서(LOI)가 다수 접수될 만큼 임차수요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내 오피스 수요가 늘고 공실률이 대폭 하락하면서 임대 시세는 상승세를 띄고 있다. 서울지역 임대료는 전분기대비 0.86% 상승했다.

이처럼 오피스 시장은 재택근무 등 업무형태 변화에 따른 예상 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서울의 상가 시장의 상황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서울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9.7%로 나타났다. 상가 10곳 중 한 곳은 비어있는 것이다. 서울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1분기와 2분기에는 7.9%였지만 3분기(8.5%)부터 서서히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해 4분기 공실률은 8.8%였으며 지난해 1분기(8.9%), 2분기(9.5%)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 중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던 명동의 중대형 상가의 경우 공실률이 지난해 3분기 47.2%까지 치솟았다. 코로나 19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2019년 3분기(8.9%)와 비교해 38.3%p나 높아졌다. 같은 기간 광화문(23.0%)과 홍대·합정(17.7%), 혜화동(19.0%), 동대문(10.9%) 등 주요 상권의 공실률도 모두 증가했다.

실제 최근 동대문·명동 등 일대의 점포가 경매시장에서 헐값에 낙찰되는 사례가 계속해 포착되기도 했다. 감정가가 6210만원이었던 헬로우에이피엠 4㎡ 점포는 지난해 9월 2350만원에 낙찰됐으며, 감정가 7900만원의 밀레오레 쇼핑몰 4㎡ 점포가390만원에 낙찰됐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오피스 공실률은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상가는 코로나19 환경이 바뀌지 않는 한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도심 상권은 거리두기 등이 어어져 장사하기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올해도 환경이 바뀌지 않는 한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