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장관, 37년만 인구 90만 피지 방문, 솔로몬에 대사관 개설 이유는
블링컨 미 국무장관 "솔로몬제도에 미국대사관 개설"
블링컨, 국무장관으로서 37년만 피지 방문
남태평양 섬나라 14개국 중 4개국만 대만과 국교
블링컨, 섬나라 정상과 화상 회담...중국 견제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2022/02/1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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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를 공식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태평양 섬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심화하기 위해 솔로몬 제도 수도(호니아라)에 미국대사관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5년간 솔로몬 제도에 대사관을 운영하다가 1993년 폐쇄하고 영사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대사관을 다시 여는 것을 2019년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하고 중국과 국교를 수립하는 등 솔로몬 제도 정부의 친중 행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의 피지 방문에 동행한 미 행정부 고위관리는 “(중국이) 태평양에서 군사적 관계를 구축하기를 원한다는 매우 분명한 징후가 있다”며 “지금 가장 시급한 사건은 솔로몬 제도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중국 보안 요원이 지역 전역에 많은 불안을 야기하는 방식으로 점점 더 포위되고 있는 대통령에 힘을 북돋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지난해 11월 친대만 세력이 미나세 소가바레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친중 행보를 대해 시위를 벌인 상황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소가바레 총리의 요청으로 호주·뉴질랜드·피지·파푸아뉴기니에서 약 200명의 경찰과 군인이 솔로몬 제도에 도착했으며 이후 중국은 솔로몬 제도 경찰 훈련을 지원하기 위한 고문들과 방패·헬멧·경찰봉 등 장비를 보냈다.
앞서 국무부는 의회에 제출한 서류에서 중국이 솔로몬 제도 엘리트 정치인들과 사업가들에게 공격적으로 관계를 맺으면서 미국이 우호적 관계를 잃을 위험에 처했다고 대사관 개설 이유를 설명했다.
국무부는 또 중국이 솔로몬 제도의 정·재계 인사들과 접촉하면서 과장된 약속, 값비싼 인프라 대출, 위험 수준의 부채 등 익숙한 패턴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인구 90만의 피지를 국무장관으로서 1985년 조지 슐츠 당시 장관 이후 37년 만에 방문한 것도 이 지역에서의 중국 견제의 시급성을 반영한다.
국무부는 11일 보도자료에서 “블링컨 장관이 조세이아 보렝게 바이니마라마 피지 총리와 양국 간 관여 심화와 자유롭고·개방적인 인도·태평양 발전 발전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며 방문 목적이 중국 견제임을 명확히 했다.
블링컨 장관은 피지 방문 기간 남태평양 섬나라 정상들과 화상으로 개최된 태평양제도포럼(PIF)에서 이 지역 정상들과 회담을 갖고 기후변화에 대한 진정한 행동의 필요성에 대한 우려와 더 큰 국가들이 오랫동안 간과해온 불만을 경청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은 중국 견제의 일환으로 자국 미사일 시험기지가 있는 마셜군도와 미크로네시아 연방·팔라우 등 3개국과 자유연합협정(COPA)을 맺고 재정과 안전보장 문제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주재 마셜군도 대사는 마셜군도와 미크로네시아 연방과는 2023년, 팔라우와는 2024년 각각 끝나는 COPA 연장 협의에 진전이 없다고 로이터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