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폭등에 소비자물가 5개월째 3%대…정부, 유류세 인하 7월말까지 연장(종합)
지난달 물가상승률 전년동월比 3.7% 껑충
홍남기 부총리, 4일 물가관계장관회의 주재
유류세 인하폭도 현행 20%보다 확대 검토
임초롱 기자|2022/03/04 09:48
국제유가 상승과 수요 회복으로 석유류, 외식 가격이 상승하면서 물가 오름세를 견인했다. 특히 국제유가가 최근엔 110달러를 돌파하는 등 진정세가 보이지 않으면서 정부는 4월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7월까지 연장키로 하고, 국제유가가 더 오를 경우 인하폭 확대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4일 통계청의 2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30(2020년=100 기준)포인트로 전년동기대비 3.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9년 8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선 뒤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에 이어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폭등하면서다. 최근 들어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로 110달러까지 돌파한 바 있다. 2011년 이후 최고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국제 유가가 더 가파르게 오를 경우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고유가로 인한 물가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4월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20%) 및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 0% 조치를 7월 말까지 3개월 연장할 것”이라며 “향후 국제유가가 현 수준보다 가파르게 상승해 경제 불확실성이 더 확대될 경우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 등으로 가격·수급 불안 우려가 있는 품목을 중심으로는 할당관세 적용 및 물량 증량 등도 추진한다.
물가상승률을 견인한 또 다른 주범으로 지목된 서비스 물가 상승은 외식이 주도했다. 생선회(9.8%), 쇠고기(8.2%) 등이 상승하면서 외식은 6.2% 올라 2008년 12월(6.4%)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공동주택관리비(6.2%) 등 외식 외 서비스는 3.0% 상승했다. 외식과 외식 외를 합친 개인서비스는 4.3% 상승해 2009년 2월(4.4%)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공공서비스는 0.9% 올랐다. 외래진료비(2.3%), 입원진료비(1.5%) 등이 오른 영향이다. 집세는 2.1% 상승했다. 전세(2.9%)와 월세(1.1%)가 모두 올랐다.
한편 농축수산물은 1.6% 올라 작년 11월(7.6%)과 12월(7.8%), 올해 1월(6.3%)보다 오름세가 둔화했다. 돼지고기(12.4%), 수입쇠고기(26.7%), 국산쇠고기(5.1%), 딸기(20.9%) 등이 올랐으나 파(-59.8%), 사과(-20.0%), 양파(-41.8%) 등은 내렸다.
상품 중 석유류의 물가 기여도는 0.79%포인트, 서비스 중 외식의 물가 기여도는 0.78%포인트였다. 석유류와 외식이 전체 물가 상승률 3.7% 중 1.6%포인트가량을 차지한 것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2% 올랐다. 2011년 12월(3.6%) 이후 최고 상승 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9% 올라 2009년 6월(3.0%) 이후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4.1%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많이 둔화했지만 석유류·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3%대 상승률을 지속했다”며 “개인서비스와 가공식품의 물가 상승 기여도가 지속해서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유가나 곡물가 상승, 글로벌 공급 차질 등 대외적 물가 상승 요인에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 요인이 가세하면서 더욱 악화할 우려가 있다”며 “다음 달에도 물가 오름세가 지속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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