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키이우 인근 러 차량 행렬 1주일째 부동 이유는...우크라, 공격은

64km 러 침략군 차량 행렬, 키이우 인근서 1주일째 정지
연료·식량 부족, 부품·타이어 고장 등 후방 지원 문제
통신 불량으로 지시·통제 문제...러 차량, 진흙에 빠져
우크라, 차량 공격 공군력 없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2022/03/06 15:15
러시아 침략군 차량 행렬이 2월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약 20마일(32km) 지점에서 40마일(64KM)에 걸쳐 길게 띠를 이룬 채 움직이지 않고 있다./사진=맥사 테크놀로지 제공 AP=연합뉴스
러시아 침략군 차량 행렬이 침공 11일째인 6일(현지시간)에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약 20마일(32km) 지점에서 40마일(64KM)에 걸쳐 길게 띠를 이룬 채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상업위성 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지난달 28일 위성사진을 공개한 지 1주일째 러 침략군 차량 행렬이 뚜렷한 움직임이 없이 정지해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방 관리들은 우크라이나군의 저항과 연료 부족 등 후방 지원 차질이 그 원인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하지만 군사 분석가들은 러시아 정부가 다른 전선의 자국 군대가 진격하기를 기다리면서 키이우 인근 행렬의 진전을 지연시키는 전술적 이유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WP는 밝혔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인의 강하고 단호한 저항을 경험했을 뿐만 아니라 병참(兵站)과 침공 지속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BBC방송은 식량과 연료가 부족하고, 정비 불량으로 부품과 타이어 고장이 러시아군 행렬이 멈춘 이유라고 영국 정부는 본다고 전했다.

영국 합동군사령관 출신의 리처드 배런스 전 영국 합동군사령관은 BBC 라디오에 “연료와 식량·부품·타이어 등을 제공하는 병참의 대규모 실패가 있었다”며 차량이 진흙에 빠져 이동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도 매년 3월이면 우크라이나 땅이 진흙탕으로 변하는 ‘라스푸티차(Rasputitsa)’ 현상이 러시아군 진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배런스 전 사령관은 또 무선통신 불량으로 공중회선으로 통신하는 등 지시와 통제 문제가 더 큰 문제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BBC와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에 부딪힌 러시아군의 사기가 저하된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차량 행렬에 우크라이나군이 공습을 하면 러시아군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이러한 규모의 행렬을 파괴하는 데 필요한 군사력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배런스 전 사령관은 진단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 행렬의 앞과 옆면을 공격하는 데 능숙했지만 공중에서 가할 수 있는 피해는 너무 국지적일 것이라며 공습으로 이미 제한된 우크라이나 공군력을 더 많이 잃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자체 공군력과 터키로부터 공급받은 공격용 무인기 등을 갖추고 있지만 러시아군 차량 행렬을 파괴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배런스 전 사령관은 러시아군 차량 행렬이 키이우에 엄청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포병·보병과 함께 키이우를 포위하는 작전에 참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