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역세권 단지 재건축 ‘속도’...안전진단 속속 통과

지하철 7호선 노후단지 중심으로 재건축 '탄력'
안전진단 문턱 잇달아 넘어
윤 당선인 규제 완화 공약 기대감 작용
"집값 급등 않도록 속도 조절 필요"

정아름 기자|2022/04/14 16:54
서울 노원구 역세권 일대 노후 단지의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하철 7호선 중계역 주변 재건축 추진 아파트를 중심으로 최근 안전진단 통과 단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재건축 정밀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내건 만큼 노원구 재건축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리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중계역 인근 단지인 중계동 건영2차(총 742가구)는 지난 12일 노원구청으로부터 예비안전진단 통과 판정을 받았다. 재건축 사업 첫 단계인 예비안전진단은 자치구에서 시행해 결과를 통보한다. 예비안전진단을 반드시 통과해야만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할 수 있다. 건영2차 재건축 준비위 관계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안전진단 기준 완화 방침이 확정되면 곧바로 정밀안전진단에 재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7호선 중계역 인근 중계무지개 아파트(2433가구)도 지난달 말 예비안전진단 문턱을 넘었다. 바로 옆 중계그린아파트(3481가구)는 지난해 10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뒤 지난달부터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모금에 들어갔다.
또다른 중계역세권 단지인 상계동 미도아파트(600가구)는 최근 재건축 판정을 위한 정밀진단 추진에 본격 나섰다. 이 단지는 지난해 5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뒤 모금을 거쳐 11개월 만에 정밀진단 절차를 밟게 됐다.

노원구에서는 지난 13일 현재 총 33곳이 재건축을 위한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다. 대부분 7호선 중계역 인근 단지들이다.

안전진단 단계가 가장 빠른 곳은 중계역세권 아파트인 상계동 상계주공1단지(2064가구)로 적정성 검토를 추진하고 있다. 이 단지는 지난해 10월 정밀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다. D등급 단지에 대해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국토안전관리원 중 1곳에서 적정성 검토를 한 뒤 재건축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정비업계에서는 중계역세권과 같은 노후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을 신청하는 단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대로 안전진단 기준이 바뀌면 재건축 추진이 한결 수월해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문턱을 낮추고 용적률을 최고 500%로 높이는 등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는 국회 동의없이 시행령 개정으로 가능하다.

중계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지은지 30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들이 윤석열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의 직접 수혜 단지로 예상되면서 정비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며 "집을 매물로 내놨다가 재건축 기대감에 다시 거둬들이는 집주인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은 필요하겠지만 한 곳에서 재건축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질 경우 주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단지별로 사업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