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끝…식품업계·소상공인 기지개 펴나

일상 회복에 활기 되찾는 업계
판촉 행사 등 대면 전략 집중
"회식 늘어날까" 기대감 ↑

김서경 기자|2022/04/20 07:54
식품업계와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의 길고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18일부터 영업시간과 사적모임, 행사·집회 등에 관한 거리두기 조치가 끝나는 데 따라 관련업계에서는 소비 진작 기대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지난 2년간 한산했던 거리가 다시 붐빌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은 판촉 활동 재개, 매장 개점 준비 등 다양한 대면 마케팅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19일 만두와 냉동피자 등을 판매하는 CJ제일제당, 오뚜기, 풀무원 등은 대형마트들이 정부로부터 25일부터 마트 내 시식·시음이 허용된다는 해석을 받은 데 따라 관련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 식품업계에서 마트 내 시식 행사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도, 완제품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마케팅 활동 중 하나로 통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사에 있어 시식은 신제품이나 주력행사를 판매하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라며 “소비자들이 맛보고 ‘괜찮네’라는 반응을 보인 다음 카트에 상품을 넣는 행위는 (매출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만큼, 식품업계 전반에서 판촉 활동 재개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실적 쓴 맛을 봤던 주류업계도 유흥시장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등 주류업계는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에 따른 외식·회식 감소로 주류 소비가 줄자 그간 홈술 시장을 공략했지만, 다시 유흥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그간 판매했던 제품들이 있어서 바로 주문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재택 근무가 줄고, 회식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수요가 늘어날 것”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주정만 있으면 바로 만들 수 있는 소주와 달리 맥주의 경우 만드는 데 일정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량을 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거리가 한산해진 데 따라 프랜차이즈를 비롯해 외식업계는 울며 겨자먹기로 매장 문을 닫아야 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SPC그룹과 농심 등은 오프라인 매장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SPC그룹 쉐이크쉑은 강북구 수유동에 22번째 매장을 열기 위해 사전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농심은 롯데월드몰 6층에 선보이는 첫번째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 개점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농심 관계자는 “5월 말까지 인테리어 공사를 끝낼 계획”이라며 “변경 가능성이 있지만, 우선 40석 규모로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장기간 이어진 거리두기 조치로 경제적 피해가 누적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도 거리두기 종료에 화색을 보였다. 서울 종로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모씨(70·여)는 “코로나 이후 토요일 장사는 완전 접고 살았다”며 “이 때문에 나를 포함해 주변 자영업자들이 은행에서 많은 대출을 받았지만 매출이 늘어 조만간 상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자영업자 대출은 코로나 이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2020년 3월 700조원에서 2021년 9월 887조원으로 증가했다.

소상공인들은 최근 영업제한 해제에 대한 환영의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5일 “소상공인들의 가장 큰 염원이었던 영업제한 해제를 환영하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영업제한 조치가 다시는 이 땅에 없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0년 기준 소상공인 실태조사’ 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의 2020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