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분양 주택 2년만에 세자릿수…‘옥석 가리기’ 뚜렷

3월 서울 민간분양 미분양주택 180가구

이민영 기자|2022/04/19 17:01
서울 미분양 주택 수가 2년만에 세자릿수로 올라섰다. / 사진=연합
서울 미분양 주택 수가 2년 만에 세자릿수로 올라섰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겹친 상황에 고점 인식, 고분양가 등으로 시세 차익 기대감이 낮아진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심해진 탓으로 풀이된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민간 분양 미분양 주택은 총 180가구로 전월(47가구)에 비해 4배 가량 늘어났다. 서울 미분양 주택이 전월 대비 증가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3개월만이다.

지역별로는 △동대문구 133가구 △강동구 41가구 △광진구 3가구 △중구 2가구 △구로구 1가구 순으로 많았다.
서울 미분양 주택은 2019년 9월 207가구에서 꾸준히 줄어들어 2020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꾸준히 두 자릿 수를 유지했지만 이달 다시 세자릿 수로 늘어났다.

우선 지난달 미분양이 증가한 이유는 현대건설이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폴’ 계약이 부진한 탓으로 나타났다.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폴은 13가구 중 133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이 외로는 기존 미분양이던 강동구 길동 ‘경지아리움’ 32가구, 천호동 ‘현진리버파크’ 9가구, 광진구 자양동 ‘자양호반써밋’ 3가구, 구로구 오류동 ‘다원리치타운’ 1가구, 중구 인현동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 1가구 등이다.

향후 서울 미분양 주택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우선 앞서 지난달 2일 분양한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가 전체 216가구중 92%가량인 198가구가 미계약돼 지난 11일 무순위 청약(줍줍)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강북구 미아동에서 한화건설이 분양한 ‘한화포레나 미아’도 청약 경쟁률이 한자릿수에 그치면서 미계약 물량이 발생할 것으로 점쳐진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고점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묻지마 청약’은 줄어들고, 수요자들이 시세 차익이 확실한 청약에 관심을 둔다고 분석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가격 급등과 함께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도 만만치 않은 수준으로 올랐다”면서 “분양가가 높은 상황에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겹치다보니 매수자 입장에서는 분양권 거래에 대한 이점을 느끼지 못하고 시장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