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노동, 자녀 돌봄의 권리와 책임-경기도교육연구원
좌충우돌 속 코로나19가 가져다준 가능성과 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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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사회구성원 모두가 돌봄 수혜자인 동시에 돌봄 제공자로서의 권리와 책임이 있다고 보는 ‘돌봄 민주주의 관점’에서 코로나19 전후의 초등자녀 돌봄 실태를 조망했다. 그리고 초등자녀 돌봄에 대한 현실과 기대의 간극을 포착하기 위해 초등학생 자녀를 둔 경기도 학부모들의 인식을 확인했다. 구체적인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코로나19를 전후로 평균 자녀 돌봄 시간은 1.37시간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여성은 1.43시간(남성은 0.36시간), 경제적으로 보통 이상 가정은 1.40시간(어려운 가정은 1.31시간), 비맞벌이 가정은 2.05시간(맞벌이 가정은 0.83시간) 증가했다. 돌봄 공백이 발생하자 비맞벌이 가구 여성에게 돌봄 노동이 가중된 것으로 보인다.
둘째, 코로나19를 전후로 자녀 돌봄 시간 중 가르치기 활동의 비율이 평균 2.28%P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여성은 2.40%P(남성은 0.27%P), 경제적으로 보통 이상 가정은 2.42%P(어려운 가정은 1.88%P), 비맞벌이 가정은 2.60%P(맞벌이 가정은 2.02%P)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로 교육격차가 확대된 장소가 다름 아닌 가정이었다는 증거로 보인다.
셋째, 초등자녀 돌봄을 홀로 책임져야 한다는 중압감이나 자녀 돌봄으로 경력이 단절될 수 있다는 불안감은 계층과 관계없이 높게 나타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가정생활 양립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부모의 평균적인 비율은 약 4.3%P 감소했다(이 가운데 남성은 3.2%P 감소,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은 약 6.0%P 감소, 비맞벌이 가정은 약 8.9%P 감소). 이는 코로나19가 촉발한 재택근무의 영향으로 보인다.
또한 자녀 돌봄과 관련한 희망사항으로, 일을 하면서 자녀를 돌볼 수 있도록 하는 탄력적인 근무 제도를 희망한다는 응답(37.8%)과 자녀의 하교시간 이후부터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자녀를 직접 돌보기를 희망한다는 응답(24.9%)의 합이 62.7%에 달했다. 이를 통해 초등자녀를 둔 학부모의 직접 육아에 대한 요구가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책임자 이전이 부연구위원은 “안전하고 질 좋은 돌봄을 받을 아동의 권리와 더불어, 자녀를 직접 돌볼 부모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일하는 부모의 시간과 공간을 재편하기 위한 제도적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돌봄 사업은 의도치 않게 돌봄을 체계적으로 계층화시키는 기제가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