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불패’는 옛말… 기 죽은 서울 분양시장
계약 포기·미분양 물량 속출
건자재 가격·공사비 올라 집값 부담
대출 규제 강화·금리 인상 겹쳐
'옥석 가리기' 본격화
분양가 낮고 입지 좋은 단지로 수요 몰려
이철현 기자|2022/06/0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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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에서 1순위 청약을 진행한 9개 단지 가운데 계약 포기자가 발생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곳은 5곳이다. 강북구 ‘북서울 자이 폴라리스’와 ‘칸타빌 수유 팰리스’를 비롯해 구로구 ‘신영 지웰에스테이트 개봉역’, 관악구 ‘서울대입구역 더 하이브센트럴’ 등이다.
도봉구 ‘창동 다우아트리체’는 지난달 1순위 청약에서 전용면적 58㎡B가 공급 물량의 5배수를 채우지 못해 기타지역 청약까지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동대문구 ‘브이티스타일’과 관악구 ‘신림 스카이’는 각각 9차, 8차에 걸쳐 무순위 청약 공고를 냈는데도 여전히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다.
시장에선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부터 입주자모집 공고를 하는 단지는 잔금대출이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포함돼 대출 규제가 더욱 강화된데다 금리마저 지속적으로 인상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건축 자재가격 급등과 공사비 인상 등으로 인해 집값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도 서울지역 청약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공사비 상승 요인이 일반분양가에 반영되고, 이는 결국 분양 계약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서울에서도 분양 옥석 가리기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이 맞물린 상황에서 입지가 좋지 않거나 높은 분양가에 공급되는 단지는 수요자에게 외면받는 현상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의 청약제도 개편 및 주택 공급 확대 기대감으로 인해 서울지역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지난 4월 말 기준 625만3492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624만8317명에 비해 5175명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