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파업에 공장 멈출 판인데… 회식서 맥주잔 폭행한 현대차 남양연구소 직원

최원영 기자|2022/06/10 16:02
화물연대 파업과 반도체 부족에 따른 부품 수급 문제로 공장이 수시로 멈춰서는 등 현대자동차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남양연구소 직원들간 술자리 맥주잔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저녁 경기도 화성시 한 술집에서 남양연구소 소속 A팀장이 노동조합 대의원 B씨의 머리를 맥주잔으로 두 차례 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 임원들은 곧바로 현장에서 CCTV 영상을 확보했고, B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검사를 받았으나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측은 회식자리에서 A씨와 B씨간 말다툼 끝에 폭행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구체적 내용은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선 가뜩이나 반도체 부족과 화물연대 무기한 총파업으로 차량 생산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다. 회사의 위기를 인식하고 힘을 합쳐도 부족할 판에 술판을 벌여 싸운 데 대한 공분이다. 특히 심각한 출고 적체로 소비자들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중이라 여론은 싸늘 할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현재 현대차 최대 생산거점인 울산공장 대부분 생산라인은 부품 수급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면서 이날까지 4일째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 7일 총파업에 돌입한 화물연대는 8일 오후 2시부터 현대차 울산공장 납품 거부에 들어갔다.

현대차 생산라인은 부품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협력사에서 실시간으로 부품을 공급받아 조립하는 ‘적시생산방식’으로 가동되고 있다. 따라서 일부 부품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차량을 완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산라인 전체가 멈출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운송 직격탄 속, 생산된 차량을 제대 옮기지 않으면 공장 안에 차를 둘 공간이 없어지는 탓에 현대차 본사 일부 사무직원들까지 투입돼 울산공장서 인근 영남·칠곡 센터 등으로 직접 옮기며 급한 불을 끄고 있는 실정으로 전해졌다. 신차 탁송 대란이 가뜩이나 심각한 출고 지연을 더 심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