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름값 저렴’ 옛말...캘리포니아 휘발유 가격 2177원

미, 일반 휘발유 평균 가격 갤런당 5달러 첫 상회
캘리포니아주 평균 6.43달러...ℓ당 2177원, 강남 상회
코로나19 대유행 후 경제 재개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규제 영향
연료유 가격, 연 106.7% 급등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2022/06/12 05:47
미국 자동차협회(AAA)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내 일반 무연 휘발유 평균 가격이 전날 갤런당 4.986달러에서 이날 5.004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미국 워싱턴 D.C. 내 한 주요소에 표시된 휘발유와 디젤 가격./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11일(현지시간) 처음으로 1갤런(3.78ℓ)당 5달러(6400원)를 넘어섰다.

미국 자동차협회(AAA)는 이날 미국 내 일반 무연 휘발유 평균 가격이 전날 갤런당 4.986달러에서 이날 5.004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AAA가 연료 비용을 추적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전미 평균 가격이라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평가했다.

유가정보제공업체 ‘OPIS’도 전날 저녁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5달러 선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ℓ당 1693원을 넘어선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경제 재개로 원유 수요가 급등해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서방 주요국이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에 대해 원유 수입 제한 조처를 한 것이 석윳값 상승의 배경이다.

앞서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지난달 중순 보고서에서 미국 내 휘발유 소매 가격이 8월까지 갤런당 6.20달러(7936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OPIS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州)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6.43달러(8230원)를 기록, JP모건 전망치를 넘어섰다. ℓ당 가격은 2177원으로 서울 강남 지역 가격을 넘어서 ‘미국은 기름값이 싸다’는 말이 무색해졌다. 수도 워싱턴 D.C. 일대의 보통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5.44달러(6963원) 선이지만 6.30달러(8064)를 기록한 곳도 있다.
이에 조금이라도 저렴한 주요소를 찾는 운전자들이 많아 코스트코나 샘스클럽 등이 운영하는 주요소에는 긴 차량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5월 2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매디슨카운티의 샘스클럽의 주유소 모습./사진=AP=연합뉴스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 상승은 연이어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소비자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6% 상승했다고 전날 밝혔다. 1981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고, 지난달 8.3%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휘발유·등유·경유·중유 등을 총칭하는 연료유는 1년 전보다 무려 106.7%, 지난달보다 16.9% 폭등했다. 이는 CPI 통계 발표 시 1935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전체 에너지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34.6% 치솟아 2005년 9월 이후 가장 크게 올랐고, 지난달보다도 3.9% 상승했다. 이 중 휘발유는 같은 기간 48.7% 급등했다. 전기료의 상승률은 12.0%로 2006년 8월 이후, 천연가스는 30.2%로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