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농사 디파이, 예치 자산 대비 수익 안나는 구조”
전문가 '수익 구조 불명확' 지적
코인 추가 발행해 투자자 모으는 다단계 수법과 같다는 지적
경기 불황시 코인값 떨어지면 이자 감당 못할 것
자산-대출 BIS 적정비율 마련이 관건
최연재 기자|2022/06/1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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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디파이 시장은 취약한 구조로 폭락을 반복할 것으로 관측된다. 거대 자본을 가진 더 큰 고래(대형 투자자)가 시장에 들어와 코인을 대량 매도해 작은 고래들과 개미(소액 투자자)들을 내쫓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대형기관 투자자들이 더 큰 고래로 들어와 작은 고래와 개미의 이탈을 유도한 뒤 코인을 대량 매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디파이 분석업체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이날 기준 디파이에 예치된 총 자산(TVL)은 101조원 규모다. ‘루나 사태’가 일어나기 전 디파이 내 TVL은 약 250조원이었다. 셀시어스가 인출을 금지하기 전에는 140조원대였다. 점차적으로 예치 규모가 줄어들며 큰 고래들만의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모양새라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지난 4월에 정식 오픈한 위메이드의 디파이 프로토콜에서는 위믹스·클레이튼·테더·다이·클레바 등을 제공한다. 여기서 스테이킹을 한 자체만으로도 고점 기준 연 이자율은 50% 이상을 받은 사례도 있다. 그러나 같은 달 위메이드는 기술적인 문제로 클레바 파밍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에도 코인을 11만개 이상 매일 발행해 폭락이 발생했다. 클레바 코인은 고점이었던 5만원대에서 이날 기준 2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파이의 이러한 수익 구조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한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스테이킹을 한다는 건 코인 발행사가 투자자의 돈을 빌린다는 의미”라며 “이 대가로 비상식적인 수익을 주겠다는 건데, 이게 바로 폰지 사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자율 50~100%는 수익(Yield)에 대한 이해도가 없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어떤 산업군도 20% 이상의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올리게 해주는 산업군은 없고, 거시경제적으로도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단언했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디파이의 문제는 예치한 자산 대비 수요가 많지 않은 것”이라며 “20~100% 혹은 그 이상의 이자율을 감내할 만큼 수익이 절대 나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장이 좋지 않을 때는 코인값은 계속 하락하고, 이자를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수익이 나기 위해서는 양적완화가 필요한데, 그러려면 코인값은 계속 떨어져 기존 투자자들은 클레바처럼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또 그는 “자산 대비 대출규모를 적절하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산 대비 대출이 과다할 경우 국제결제은행(BIS)의 적정비율 마련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이자농사는 초기 프로젝트인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선영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쿠팡·마켓컬리도 초기에 이용자를 모으기 위해 쿠폰을 뿌렸다. 지금도 적자지만, 사기로 의심받지 않는다”며 “이자농사도 일부 폰지사기 구조가 있을 수 있지만 전체로 일반화할 수 없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위메이드도 “위믹스는 게임이라는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면서 “구조적으로 루나와는 다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