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오픈서 구옥희에 도전한 박민지, 교통사고 털어낸 임희정에 저지

정재호 기자|2022/06/19 16:44
임희정. /DB그룹 한국여자오픈 조직위
임희정(22)이 박민지(24)의 상승세를 저지하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에서 우승했다. 40년 전 전성기를 누리던 한국의 전설적인 여자골퍼 고(故) 구옥회를 소환하며 한 시즌 세 번째 타이틀 방어를 외쳤던 박민지의 꿈은 라이벌 임희정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임희정은 19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KLPGA 투어 DB그룹 한국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작성했다.

나흘 동안 버디만 24개를 솎아낸 괴력을 앞세워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가 된 임희정은 2위에 오른 권서연(13언더파)을 6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완성했다. 박민지는 7타가 뒤진 12언더파로 3위권에 랭크됐다. KLPGA 투어 통산 5승째이자 메이저 대회인 2승째를 신고한 임희정은 앞서 KB금융 스타챔피언십(2019년)에서 우승한 바 있다. 지난 4월 교통사고를 당해 한동안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완벽히 되찾은 기량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임희정은 승부처였던 3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치며 독주한 것이 주효했다. 3라운드 종료 후 2위권에 6타 차 넉넉하게 앞섰고 이 스코어를 침착하게 끝까지 잘 지켰다. 임희정이 3라운드까지 얻은 16언더파는 지난해 박민지의 15언더파를 뛰어 넘는 대회 54홀 최저타 기록으로 남았다. 이날 3타를 더 줄이면서 역대 최소타와 최다 언더파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이전 최소타와 최다 언더파 최고 기록은 2018년 오지현, 2021년 박민지가 세운 17언더파 271타다.

박민지는 분투를 삼켰다. 앞서 NH투자증권 레이디스 클래식과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 등 두 차례 대회에서 역대 네 번째로 각각 2연패에 성공한 박민지는 이를 넘어 한국여자오픈까지 정조준했다. 40년 전인 1982년 당시 수원오픈·동해오픈·KLPGA 선수권대회에서 2연패한 대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내친 김에 7월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CC에서 열릴 예정인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KLPGA 투어 사상 최초로 시즌 4차례 타이틀 방어에도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실패했다.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골프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프로로 전향한 임희정은 첫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을 시작으로 올포유 레노마 챔피언십, 메이저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 등에서 3승을 쓸어담았다. 신인왕은 놓쳤으나 지난해 다시 떠올라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개인 통산 4승째를 달성하는 등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