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분석] ‘스마트’ 신사옥 짓는 하나은행…ESG·디지털 소프트웨어 담는 ‘하드웨어’ 강화 전략
노원역·구로디지털단지에 2400평 이상 규모 사옥 구축
클라우드 기반 오피스…본점 경영과 유기적 연계 가능
페이퍼리스·문화공간 개방으로 브랜드 가치 제고까지
이주형 기자|2022/06/20 16:40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노원역과 구로디지털단지에 각각 지하 5층·지상 14층 2775평 규모, 지하 4층·지상 10층 2430평 규모 신사옥을 구축할 예정이다. 건물 규모로만 보면 시중은행의 본사 수준으로 예상 완공 기간은 각각 35개월, 26개월이다.
두 사옥에는 클라우드 기술 기반의 스마트오피스가 도입된다. 클라우드 방식은 데이터 등 업무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서버에 올려두고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로 접속해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페이퍼리스(Paperless·종이 없는) 시스템으로 탄소배출 감소 등 에너지 절약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또한 건물 일부를 소비자들에게 개방하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앞서 하나금융그룹은 2019년 12월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에 문화공간 ‘에이치-펄스(H-PULSE)’를 마련했다. ESG 중장기 목표로 ‘2030년까지 환경·지속가능 부문에 총 60조원의 ESG 금융 공급’을 세우고 이와 관련해 소통하는 창구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새로 구축될 문화공간도 비슷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하나은행이 ESG 경영과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신사옥을 구축하게 된 데는 박성호 행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 행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한 후 고객 생활 속 디지털 은행, 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은행 등을 주요 전략방향으로 추진해왔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신축 사옥이 브랜드 가치 제고, 디지털 경쟁력 강화 등에 ‘하드웨어’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옥은 하나금융의 인천 서구 청라하나금융타운에 이은 신축 건물이다. 3만9000여평의 하나금융타운도 민간 개방을 통해 관광 명소로 활용하고, 데이터 기반 통합센터·그룹헤드쿼터 등으로 이용 계획을 구체화한 상태다. 다만 이번 신사옥에 계열사 입주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 새로운 공간 수요에 대비하려는 목적으로 신축을 진행하게 됐으며 구체적인 용도는 아직 논의 중”이라며 “지역 거점 점포를 만들고 고객 친화 공간을 지역사회에 제공해 지역과 고객을 하나로 연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