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트래블, 숙박 플랫폼에게는 ‘트러블 메이커’… ‘생태계 교란’ 비판도

쿠팡, 숙박 예약 플랫폼 진출
위약금 폐지 등 공격적 마케팅
업계 피해·악용 우려 등 논란도

이서연 기자|2022/07/20 18:19
투숙 하루 전까지 '100% 환불' 보장하는 쿠팡 트래블 호나불 보장제도./제공=쿠팡
쿠팡의 사업확장세가 초지일관 공격적이다.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전례 없는 조건으로 업계에 진출하는 통에 사업을 확장해나갈 때마다 해당 업계를 긴장시킨다는 평가다.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했던 숙박 예약 플랫폼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그며 판 뒤집기에 나섰다. '쿠팡 트래블'은 초기적자를 감수하고 모객을 최우선 목적으로 두는 전형적인 '쿠팡 방식'으로 숙박업주들과 소비자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6000여개의 펜션이 연계돼 있는 데다 사실상 위약금까지 없애 업계에서는 '생태계를 교란하는 메기' 같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일 쿠팡에 따르면 여행상품 전문관 '쿠팡트래블'에서 숙박상품 예약 시 하루 전 취소해도 100% 환불이 가능하다. 소비자가 환불을 결정하면 해당 플랫폼에 입점한 숙박업체 가맹업주들에게도 판매 예정 금액을 지불한다. 숙박업주도 상품 판매금액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 인기 숙박업체의 높은 유입률이 예상된다. 앞서 로켓배송, 쿠팡이츠에서 내세웠던 과감한 전략을 여행사업에서도 유지하는 모습이다.

기존 여행·숙박업계에서는 쿠팡의 진출이 반갑지 않은 기색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악용사례도 분명 있을텐데 계속해서 발생할 적자를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겠다. '땡처리' 행사 등이 늘어나면서 업계에 피해를 끼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생태계 교란이나 다름없다"며 "그 중 다행인 것은 쿠팡의 100% 환불 보장 상품이 국내 숙박예약에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여행업계에서도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이 반갑지는 않지만 숙박예약이 주수입원인 업체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존 숙박플랫폼에서 예약할 경우 가격경쟁력을 갖춘 상품은 취소 불가인 경우가 많고 숙박 업주에 따라 환불규정이 전부 달라 일정 변경 시 위약금이 불가피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철웅 쿠팡 트래블 총괄 디렉터는 "고객의 가장 큰 불만은 취소, 환불에 관한 것"이라며 "코로나 이후 여행 일정에 변수가 잦아진 점을 착안해 환불 보장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