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군, ‘괴시리 전통마을의 할배 할매 이야기’ 가치 유산 보존

고택과 닮아가는 연로한 어르신들 삶의 이야기 기록

김정섭 기자|2022/08/29 12:11
영덕군 괴시마을/제공=영덕군
경북 영덕군의 (재)영덕문화관광재단이 국가민속문화재 제301호인 '괴시마을'의 어르신들의 삶 자체를 가치 유산으로 보고 마을의 자산으로 남기기 위해 '괴시리 전통마을의 할배 할매 이야기'를 운영해 주목을 받고 있다.

29일 영덕군에 따르면 괴시마을은 고려 말 대학자 목은 이색이 성장했던 마을로 영덕군에 남아있는 380기 한옥 고택 중 56기를 보유한 전통한옥마을로 지난해 6월 문화재청이 '국가민속문화재 제301호'로 지정했다.

영덕문화관광재단은 괴시마을에서 주목해야할 것이 잘 보존된 한옥 고택만이 아니라 괴시마을의 진정한 문화유산은 고택을 일평생 지키고 가꾸며 고택과 닮아가는 연로한 어르신들로 유서 깊은 한옥마을을 버티어온 단단한 축이며 역사이고 진정한 의미의 가치유산 이 라는 점에 집중해 지역기반통합프로그램을 출발했다.
고령화로 점점 폐쇄돼가는 어르신들의 마음 열기부터 마을 문턱 낮추기, 어르신들의 관습과 문화, 숨어있는 삶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기억하려는 프로젝트를 지난 6월부터 본격 시작했다.

영덕문화관광재단은 지난달 2일 상견례를 겸해 첫 번째 마을 밥상 행사를 마을 앞마당이라 할 수 있는 천전택 뜰에 큰 솥을 걸고 고령의 어르신 50여 분에게 여름 보양식 백숙을 대접하면서 마을 프로젝트의 출발을 알리고 손과 손을 맞잡는 '마음풀기' 6주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영덕군 괴시마을 고택에서의 할매하고 이틀 밤 행사에 참여한 초등학생이 판소리 공연 모습을 그림으로 담았다./제공=영덕군
또 2박 3일간 일가족이 고택에 머물며 체험하는 '할매하고 이틀 밤'을 진행했다. 아동 청소년 포함 가족이 5곳 고택에 체류하면서 어르신과 식구가 돼 함께 밥을 해먹고 대청마루 닦기, 마당 청소 등 고택 생활을 체험했다. 마지막 날에는 참여 가족들이 음식을 마련해 어르신에게 대접하며 판소리와 바이올린이 어울린 이색놀이마당도 펼쳐졌다.

영덕문화관광재단은 9월 고령 어르신들의 가난했던 삶과 못다 한 이야기, 간직해온 나만의 보물을 자랑하고 기록하는 '할배 할매 말 좀 해 보소', 10월엔 고택에서 펼쳐지는 '내 마음의 보물 전'(성과보고회)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 한다.

김인 괴시마을 이장은 "영덕문화관광재단의 프로그램이 시작되면서 마을에 더 활력이 생겼으며 연로한 어르신들도 즐거워하시고 의욕적으로 참여해 분위기가 좋다"며 "마을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국 문화원연합회 공모사업으로 추진됐으며 영덕문화관광재단 주관으로 모든 과정이 영상 기록물로 마을에 보존되고 올해부터 지역화, 사회화의 단계를 밟아 2024년까지 3년간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