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지는 광주복합쇼핑몰 유치전…현대 ‘선공’·신세계 ‘맞불’·롯데 ‘신중’

광주시 내달 구상 발표 예정
현대, 세부개발계획안 제출 계획
신세계, 이마트 등 활용 연계 전략
롯데, "장기레이스" 부지 물밑작업

김지혜 기자|2022/08/29 17:51
광주복합쇼핑몰을 둘러싸고 유통3사의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선공 후 신세계가 맞불을 놨으며, 롯데도 참전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중이다. 3사는 저마다의 이유로 물러설 수 없는 한판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은 전라도 지역의 거점 백화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신세계백화점은 지역백화점 1위인 광주신세계의 자존심이 달린 문제다. 롯데도 백화점 점유율 1위를 지키기 위해 유통 불모지나 다름없는 광주는 구미를 당기기 충분한 시장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광주시가 다음달 중으로 '국가지원형 복합쇼핑몰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그동안 논의해온 복합쇼핑몰의 구상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통3사의 유치전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달 초 '더현대 광주' 건립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지난 17일 신세계그룹이 광주 신세계백화점의 확장과 함께 '스타필드 광주' 건립을 선언했다. 롯데는 참전 의사를 드러냈지만 구체적인 전략을 발표하지 않고 신중하게 관망 중이다. 중요한 점은 유통3사 모두 광주란 시장을 놓치고 싶지 않은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현대백화점그룹이 가장 빠르게 청사진을 제시할 만큼 간절하다. 유통3사 중 유일하게 전라도 지역의 사업장이 없다. 1998년부터 2013년까지 광주 송원백화점 위탁운영 이후로 전라도 지역에 거점 점포가 전무하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더현대 광주'는 윤석열 대통령의 광주 발전 공약 전부터 추진되던 사항으로 송원백화점 위탁운영 종료 후 계속해서 부지를 물색했다는 설명이다.
'더현대 광주'의 부지로 현대백화점이 내세우고 있는 전남·일신방직 공장부지 약 31만㎡(약 9만 평)는 부동산개발기업인 '휴먼스홀딩스제1차PFV'가 역사문화공원과 복합쇼핑몰, 호텔, 아파트 등을 짓는 민간개발사업의 대형프로젝트 중 일부다. 휴먼스홀딩스제1차PFV는 공장부지를 외에 16만3268㎡ 일대에 방직 산업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한 '역사문화 공원'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와 연계한 '야구인의 거리' 등도 조성할 계획이다.

계속해서 추진 중인 개발사업인 만큼 광주시의 일정에 맞춰 세부개발계획안을 제출하면 사업에 본격적인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신세계는 복합쇼핑몰과 백화점의 동시 개발로 규모를 키웠다. 고용창출만 5만5000명에 이른다.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광주는 광주시 외곽의 어등산 부지에, 백화점인 광주신세계는 인근 이마트와 주차장 부지를 활용해 부산 센텀시티점에 준하는 규모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호남권 최초로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을 입점시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투자규모만 스타필드 광주에 8000억원, 백화점 9000억원 등 1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스타필드 광주의 부지로 내세운 어등산 일대부지는 광주시 소유로 개발계획이 장기간 표류되면서 현재 서진건설과 소송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다. 선정이 된다고 해도 공사까지는 난항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롯데는 조용히 물밑작업 중이다. 당초 어등산 부지 일대도 거론됐으나 신세계그룹이 먼저 제시하면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또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광주 북구 본촌공단내 롯데칠성 공장 부지도 있지만 용도변경 등의 이유로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통 3사 중 롯데만 후보부지가 베일에 싸여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쇼핑몰 오픈까지 7~8년이 소요되는 장기 레이스인 만큼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 광주의 상권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광주는 인구 150만명에 이르고 광주신세계가 지난해 매출 7652억원으로 전국 백화점 순위 12위에 오를 만큼 잠재력은 있다. 문제는 시가 의지를 가지고 복합쇼핑몰을 추진한다고 해도 지역 소상공인과의 협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2015년 신세계가 광주시와 특급호텔·복합시설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지만 이후 인근 소상공인 등이 반대하고 광주시가 "판매시설 규모가 너무 크다"는 의견을 내면서 지구단위 계획을 철회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광주 지역 내에서는 광주복합쇼핑몰을 놓고 시민과 상인들의 의견이 팽팽히 갈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광주는 지역 상인들과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혀 유통기업의 난공불락 지역이었지만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고 윤석열 대통령의 공략이 맞물리면서 개발에 급물살을 타고 있다"면서 "3사 모두 개발할 수 있는 상권이 아니기 때문에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