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비상] 태풍 인접한 부산, 피해 속출…침수차량 운전자 구조 등

부산 강서구에 초속 35.4m 강풍 몰아쳐
마린시티 등 해안가 월파…항만 피해는 경미

이선영 기자|2022/09/06 10:23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상륙한 6일 오전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주변이 월파 피해를 입어 처참한 모습이다./연합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근접해 지나간 6일 오전 부산에서는 침수된 도로에 갇힌 운전자가 구조되고 건물 구조물이 떨어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6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전날인 5일 오후부터 6일 오전 5시30분까지 부산의 지역별 누적 강수량은 금정구 150㎜, 북구 146㎜, 사상구 128.5㎜, 중구와 영도구 85.2㎜ 등을 기록했다. 최대풍속은 강서구에서 초속 35.4m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 지역에서 초속 30m 안팎이었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112신고가 132건 접수됐다. 6일 오전 5시께 부산 서구 암남동 한 도로에서 차량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구조 요청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는 태풍이 경남 거제에 상륙한 직후로 해당 도로가 물에 잠긴 상태였고, 구조대는 차량 유리를 부순 뒤 운전자 A씨(52)를 구조했다. 오전 7시12분 부산진구 전포동에서는 한 30대 남성이 강풍에 떨어진 건물 외장재에 맞으면서 머리 부분이 찢어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바다와 가까운 인근 도로에는 600m 구간에 걸쳐 월파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해운대구 마린시티 해안도로에도 월파 피해가 이어졌고, 파도가 해안도로 바로 옆 구조물을 넘어 왕복 4차선 도로를 덮치고 바닷물이 고층 건물 사이에 놓인 도로 안까지 향했다. 인근에서 유튜버로 보이는 남성 2명이 월파 속으로 들어가기도 했는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이들을 안전지대로 이동시켰다.
오전 5시15분께에는 수영구 민락회센터 일대가 정전됐고, 민락수변공원 바로 옆 상가 유리창도 줄줄이 파손됐다. 비슷한 시간 부산진구 개금동 주택 내 창고 지붕이 강풍 탓에 내려앉았다. 수영구 남천동에서는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는 등 신호등 고장 신고가 25건 접수됐다.

국내 최대 수출입항인 부산항에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항과 신항, 감천항에서 보안 펜스 등 일부 시설물이 파손되기는 했지만 항만 운영에는 지장이 없는 상황이다.

한편 힌남노는 이날 오전 7시 울산 앞바다로 향했다. 이에 따라 부산 지역의 대중교통과 지하차도 통행이 재개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은 빠져나갔어도 6일 하루 경상도 지역에 매우 강한 비바람이 예상된다"며 "해안지역은 폭풍 해일과 함께 매우 높은 파도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