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낙서…베트남 호치민시 ‘그래피티 테러’에 골머리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2022/09/07 15:48
그래피티 낙서 피해를 입은 베트남 호치민 시내의 한 버스정류장 모습. /사진=뚜오이쩨 캡쳐
베트남 호치민시가 무분별한 그래피티(라카·스프레이를 이용해 그리는 그림)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쓰레기통부터 버스정류장, 점포는 물론 지하철 객차까지 그래피티 낙서 피해를 입고 있다.

7일 뚜오이쩨는 호치민시 등 베트남의 도시는 물론 외딴 시골지역까지 '그래피티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카와 스프레이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그래피티는 유럽에서는 거리의 예술로도 불리지만 베트남에선 골칫거리다. 그래피티 그룹에서 활동하는 한 청년은 "그래피티를 하는 사람들은 가짜 이름으로 활동하고 은밀히 모여 짧은 시간 내 그림을 그리곤 헤어진다"며 "위험한 게임"이라 말했다.

밤과 새벽을 틈타 쓰레기통부터 버스정류장은 물론 상점의 문까지 그래피티를 남기고 가는 이들에게 일부 시민들은 "이상한 취미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의 재산에 낙서할 때 행복해하는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호치민시 1군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한 시민은 "사람을 고용해 벽을 다시 칠했는데 또 그래피티를 남겨놨다. 다시 칠할 수도 없고 그대로 놔둘 수밖에 없다"며 "이런 낙서는 파괴적인 행위다. 엄중하게 다뤄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국유재산도 예외는 아니다. 관공서는 물론 거리의 배전함·변압기도 '그래피티 테러' 피해를 입었다. 당국이 수습에 나섰지만 페인트 얼룩 등은 청소·제거가 어려워 즉각적인 해결도 힘들다. 개통을 앞두고 있는 호치민시 지하철 1호선 객차도 그래피티 낙서 피해를 입어 당국이 범인을 추적하고 있다. 호치민시는 7일 "피해 상황을 종합하는 한편 순찰을 강화해 '그래피티 테러' 단속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호치민 시민들도 "그래피티로 공공시설물과 타인의 재산에 피해를 입힌 경우엔 원상복구 명령과 함께 사회봉사나 징역형 등 엄격히 처벌하라"고 입을 모았다. 당국은 "피해 심각도에 따라 행정처분은 물론 형사처벌까지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