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 ‘억’ 단위 추락…“낙폭 더 커질 듯”

금리인상 겹치며 매수세 위축
서울 아파트값 16주 연속 하락
1기 신도시 분당·일산도 내려

이민영 기자|2022/09/18 18:00
지난해 부동산 집값 상승을 견인했던 서울과 수도권 전역에서 억 단위 하락 거래가 포착되고 있다. /사진=연합
연이은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집값 고점인식 확산 등으로 매수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역대급 거래절벽이 지속되고 있다. 수요가 사라지면서 지난해 부동산 집값 상승을 견인했던 서울과 수도권 전역에서 억 단위 하락 거래가 포착되고 있다.

18일 한국부동산원 9월 2주(1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주 대비 0.16%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값도 지난주(-0.15%)보다 0.16% 떨어져 16주 연속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전체의 집값도 전주 대비 0.2% 하락했다. 인천은 지난주(-0.29%)와 같은 하락폭을 보였고, 경기는 0.21% 내렸다. 한국은행이 올해들어 네 번 연속 기준 금리를 올림에 따라 매수세가 위축된 가운데 추가 금리인상 우려, 매물 가격 하향 조정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는 억대 하락 거래가 속속 포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가 없다보니 호가는 계속해서 떨어지는 상황에서 급매 위주로 팔려 가격 하락세를 더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대단지 아파트도 가격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달 31일 20억5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10월 기록한 신고가(27억원)보다 6억5000만원이나 하락했다. 잠실 트리지움 역시 지난달 25일 전용 84㎡가 20억8000만원에 팔려 작년 9월 기록한 24억5000만원보다 3억7000만원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대선 전후로 나온 1기 신도시 재개발 공약에 따라 집값이 뛰었던 분당, 일산에서도 하락 거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분당구 구미동 무지개8단지 전용면적 101.9㎡은 올해 5월 12억원(7층)에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지난 8월 2억원이 떨어진 10억원(13층)에 거래됐다. 일산동구 장항동 호수마을3단지삼환 전용 132㎡ 역시 올 4월에는 9억1000만원(14층)에 매매됐지만 7월에는 1억3000만원 하락한 7억8000만원(14층)에 손바뀜했다.

GTX 수혜지로 급격한 집값 상승을 보였던 파주, 동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파주시 동패동 운정신도시아이파크 전용 84㎡형은 지난달 26일 7억6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6월 9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9000만원 내렸다.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전용면적 97㎡은 지난 4월 14억6000만원에 거래됐으나 7월에는 1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 인상 등 집값 하방 요인들이 겹치면서 낙폭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대출 규제 강화,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 집값 하방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됐다"며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하반기 집값 하락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