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제조강국] 안팔리는데 원가 오르고 무역 압박까지 ‘초비상’
美 3연속 자이언트스텝 금리인상… 연말 4.4% 관측도
국내기업, 경기침체에 쌓이는 재고 시름 속 직격탄
고환율에 산업용 전기료 인상 예고 압박까지
美 경제법안에 반도체·전기차·배터리 미래 달려
최원영 기자|2022/09/23 06:00
대외 여건이 갈수록 악화하는 가운데, 국내에선 조만간 큰 폭의 산업용 전기료 인상이 있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제품은 안 팔리는데 생산단가만 주구장창 오르는 셈이다. 이 와중에 삼성·SK·현대차·LG 등 국내 대표기업들은 미국의 각종 보호무역 장벽에 중장기 사업전략을 갈아엎어야 할 '비상 경영' 상황에 직면했다.
22일 미국 중앙은행의 초고강도 통화긴축 행보에 움츠러든 글로벌 소비 지갑은 더 굳게 닫힐 전망이다.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은 경기침체의 시그널이다. 이미 삼성·LG의 스마트폰과 가전을 중심으로 한 소비 전방산업 재고율이 치솟고 곧바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까지 후방산업 침체로 연결 되는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우리나라 제조업 재고율은 2년래 최대치인 125.5%까지 늘었다.
이런 와중에 마침내 정부가 꺼내든 산업용 전기료 인상 카드는 기업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박일준 산업2차관은 전날 "대용량 사용자에 대한 전기료 차등부과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업종별 단체나 기업에 양해를 구하며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산업용 전기료 인상은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반도체와 철강산업 등에 파장을 줄 수 있는 데, 두 업종 모두 '산업의 쌀'로 불리고 있어 향후 산업 전반에 대한 도미노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미국의 보호무역 장벽은 높아지고 견고해졌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현대차·기아 등 자동차 업체가 직격탄을 맞을 위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사업 중장기 전략을 갈아 엎을 '칩4동맹'과 반도체지원법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중인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지나 러먼 미 상무장관과 만나 반도체지원법과 관련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 적용으로 우리 기업들의 비즈니스가 위축되지 않아야 한다"며 "또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교란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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