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광명·화성 집값 ‘뚝뚝’… 규제지역 지정 ‘무색’

경기지역 아파트값 평균치 아래로 '곤두박질'
화성시는 수도권 규제지역 중 최대 낙폭
규제 전면적 완화 요구 속 신중론도 많아

정아름 기자|2022/09/26 18:00
의왕·광명·화성시 등 경기 남부권 주요 지역은 투기과열지구 내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 있지만 집값 하락폭은 경기 전체 평균치를 크게 웃돌고 있어 규제지역 지정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
서울과 인접한 의왕·광명·화성시 등 경기 남부권 주요 도시의 아파트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이들 지역은 부동산 투기과열지구 내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 있지만 집값 하락폭은 경기 전체 평균치를 크게 웃돌고 있어 규제지역 지정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화성시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5.34% 떨어져 수도권 규제지역 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시흥(-4.82%)·오산(-4.49%)·의왕시(-4.25%)도 4% 넘게 하락했다. 수원(-3.48%)·광명(-3.27%)·하남(-3.24%)·광주시(-3.12%) 역시 하락폭이 컸다. 같은 기간 경기지역 전체 평균 아파트값은 2.13% 내렸다.

이처럼 경기 남부지역 집값 하락폭이 컸는데도, 국토교통부는 지난 21일 열린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에서 이들 지역을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지 않았다. 미분양 주택이 많지 않고 시장 불안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정심에서는 수도권 대부분과 세종을 제외한 전국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했다. 경기권에선 안성·평택·양주·파주·동두천 등 외곽지역 5곳만이 조정대상지역 해제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서울 인접지역 투기과열지구에선 청약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미분양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 청약을 실시한 의왕시 '인덕원 자이 SK뷰' 아파트는 1순위 해당지역에서 일부 미달이 발생해 1순위 기타지역에서 가까스로 모집 가구 수를 채웠다.

지난 8월 청약을 받은 '화성 봉담자이 라젠느'는 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500가구 중 128가구가 미계약됐다. 이 단지는 오는 28일 무순위 모집에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규제지역으로 계속 묶이면 부동산 거래세와 보유세 등이 중과되는 만큼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여파 등을 고려할 때 경기 남부지역의 부동산 시장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부동산 하락기에 시장 연착륙을 이끌기 위해선 규제를 풀어 수요가 살아날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를 전면적으로 완화하는 것을 두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과 수도권에 규제를 전면적으로 완화하면 초과수요 발생으로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일 수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양도세 중과 유예에 따른 거래시장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