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동료 ‘심혈관 이상징후’ 발견해 생명 구한 구급교관들
중앙소방학교 교육훈련과 구급교관, 최진경·유자영 소방교
이정연 기자|2022/11/08 12:00
8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3시5분 중앙소방학교 주관 '화재대응능력 1급 실기시험' 평가관으로 참석한 제주소방본부 소속 소방위인 40대 남성 김씨가 갑자기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주저앉자, 구급학과 교관들은 곧바로 현장에 달려갔다.
당시 김 소방위는 현기증·식은땀·복통·시야장애를 호소하는 상태였는데, 교관들은 바로 눕혀 안정을 취하고 활력징후를 측정하고 저혈압과 서맥 등 이상징후를 확인했다.
이에 교관 동승 하에 119구급대를 통해 천안의 한 병원 응급실에 도착해 심장초음파 등 정밀검사 실시한 결과 "대동맥 박리증이 의심되고 긴급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고, 서울의 한 대형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즉각적인 응급수술을 시행하면서 위기의 순간을 넘겼다. 다행히 김 소방위는 현재 빠르게 건강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흉부외과 수술 집도의에 따르면 "조금만 지체했으면 아주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신속한 판단과 긴급이송으로 수술을 제때 할 수 있어서 큰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고 전했으며 제주에서 긴급하게 병원을 찾은 보호자도 학교 측에 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진단된 대동맥 박리증은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이 그 주요 원인이며 완전히 파열된 경우, 급사로도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심혈관 질환이다. 치료하지 않으면 24시간 내 사망할 확률이 25%, 1주 이내에 약 50%에 이를 정도의 초응급 질환이라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한편, 중앙소방학교 교육훈련과는 지난해 폭염 기간부터 교내 환자 발생 시 행동지침서(매뉴얼)을 마련해 최단시간 근거리에 있는 응급구조사(교관요원)가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운영해왔고, 앞으로도 현장에 강한 소방관 양성을 위해 자체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