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물밑 접촉하는 미·러…우크라전 종전 이어 전략무기 감축 논의

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기자|2022/11/10 19:1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해 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취임 후 첫 통화를 하고 핵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New Start) 연장 등에 관해 논의했다고 미국 백악관과 러시아 크렘린궁이 밝혔다. 사진은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때인 2011년 3월 10일 두 정상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악수를 하는 모습./사진=모스크바 AP=연합뉴스
최근 우크라이나의 공세로 궁지에 몰린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러 당국이 조만간 핵 전략무기 감축을 논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일간 RBC는 9일(현지시간) 러시아 외무부가 미국과의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 회담준비를 공식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는 신전략무기감축조약 해지 또는 탈퇴에 대한 미국과의 대화가 중단되지 않았다"며 "특히 신전략무기감축조약과 관한 양국협의위원회 정례회의가 조속히 개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미국과의 협상 내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국가간 협의 특성상 지금 협상 내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완전히 적절하지 않다"는 언급으로 미국과의 비공식 회담을 추진하고 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이어 자하로바 대변인은 "미국이 신전략무기감축조약에 의거해 핵무기 사용에 동원될 수 있는 수십대의 중폭격기(장거리 전략 핵폭격기)와 잠수함 발사탄도미사일(SLBM)를 철수하는 오랜 문제를 다시 한번 제기하고자 한다"며 "러시아는 전략무기감축조약 상의 조항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러시아 외무부의 성명은 지난 6일 월스트리트저널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 및 핵전쟁 발발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최근 몇 달 사이 유리 우샤포크 러시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NSC) 서기와 비공개 대화를 가졌다고 보도한 이후 발표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앞서 미·러 당국은 갓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첫 통화를 가진 직후인 지난해 2월 신전략무기감축조약의 5년 연장을 핵심 골자로 하는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뉴스타트 연장은 미국이 2026년 2월 5일까지 러시아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중폭격기(장거리 전략 폭격기)에 대한 검증 가능한 제한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설명했다.